거리는 아직 낯설 만큼
비어 있었고
나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너의 흔적을 더듬고 있었다
계절이 바뀌면서
거리에는 다시 사람이 차오른다
누군가는 계절의 변화를
온도나 달력으로 안다고 하지만
나는 너를 만났던
그 거리에서 먼저 겨울을 느꼈다
사람들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갈 때면
너와 함께 걷던 그 시간이
아직 내 안에서 조용히
나를 데우는 것 같았고
발끝에 밟히는 바람은
문득 너의 목소리를 닮아
한참을 멈춰 서게 했다
올해의 첫 겨울은
어쩐지 너 없이
걷는 법을 배우는 계절이 될 것만 같다
나는 오늘도
조금 느리고
조금 아파도
너로 시작된 이 거리에서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From: 여전히 널 그리며 서성이는, 이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