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13. 말 없는 약속처럼

by 한서진


나는 너를 부르지 않는다

다만

닫힌 문 앞에
불빛 하나를 켜둔다


오늘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 없는 약속처럼

너의 침묵이 조금 덜 차가워지기를 바라며


나는 괜찮다고 말하지 않는 법으로
견디는 시간을 배웠고

너를 데우지 않는 방식으로

곁에 머무는 법을 익혔다


혹시 네가
한 걸음 나왔다가

다시 숨고 싶어질까 봐

나는 항상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네 온도가 스스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말 대신 공기처럼
여전히

조심스럽게 머문다


From: 말하지 않아도 남아 있는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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