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아침이 되는 순간

by 한서진


어둠만 그리는 손이 있었다
세상은 그것을 보고
색을 잃었다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속에서
빛을 보았다


캔버스 뒤로 말아 쥔 작은 어깨와
붓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떨림을 보았다


마침내 검은 막을 찢고 터져 나온
눈부신 아침을 보았다


그러니 더는
어둠 속에 숨지 않아도 괜찮다


네가 숨긴 그 어둠조차
이미 세상 가장 찬란한 빛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