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한 첫사랑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땐 나도 그 사람을 잊는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사랑은 잊어도 다시 떠오른다.
첫사랑은 악몽을 꾸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날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그 말을 듣고도 묻지 못했다. 그 후로도 악몽을 꾸었는지.
묻지 않았던 걸 조금 후회했다.
다시 악몽을 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조금은 서글펐을지도.
나는, 그저 드림캐처였을 뿐인데, 그 아이의 꿈을 전부 잡아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언젠가 다른 누군가와 같은 과정을 반복할 텐데,
왜 유일하게 불가능했던 대상이 나였을까.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이면 마음을 접었을 텐데, 관계가 바뀐 뒤에도 그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잃고 싶지 않다면 애초에 사랑에 빠지지 않는 쪽이 더 오래 곁에 남을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었다.
사람 자체가 사랑인 경우엔 다시 만나게 되면 결국 또 사랑하게 된다.
친구를 십 년 만에 만나도 다시 친해질 수 있는 것처럼.
지금은 후회는 없다.
첫사랑을 잊었다기보다는, 첫사랑 자체가 소멸한 새벽이다.
다시 보니 네 불면이 내게로 옮았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