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지 않은 연서

by 파선

마음을 품고 보낸다는 건
나로서는 포기할 각오로 하는
최후의 통첩.

혹은
유일한 돌파구.

하지만
세상의 사랑은 너무 빠르다.

전서구가 도착할 무렵이면
이미 반송해야 한다는
전보가 먼저 도착해 있다.

기한이 지난 마음은
더는 체험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그토록 갈구했던 사랑인데,
내 사랑은
왜 더 바싹 말라가는지.

누군가는 말한다.

요즘도 편지를 쓰냐며,
진지하다며,
핀잔을 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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