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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끔 Jun 19. 2023

자기 계발서 읽지 마

ADHD는 더 읽지 마

* 해당 글은 독자들의 의지력을 문제 삼는 일부 자기 계발서에 관한 글임을 밝힙니다.


자기계발하는 나

    언젠가부터 자기 계발이 트렌드가 되기 시작했다. 서점은 자기 계발서로 뒤덮였다. 유튜브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미라클모닝, 갓생,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들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한 콘텐츠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자신을 채찍질하게 만든다.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이러한 청년들의 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있을 누군가의 공허함과 우울은 그 아름다움의 그림자에 남겨져, 보지 못한다.


이러한 흐름은 그 과정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절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나 같은 사람들에게 말이다.





책 <자기 계발 수업>의 저자 안나 카트리나는 현대의 자기 계발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우리의 의지력, 행위 능력, 변화 능력을 무턱대고 과대평가하는 자기 계발서는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유해한 동화'로 전락할 수 있다.


 자기 계발서는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좋은 삶을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가이드북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몇몇의 자기 계발서는, 독자의 의지가 있으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지와 끈기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죽을 각오로 노력을 하라고 부추긴다. 그리고 독자들은 자신의 의지를 탓하며 채찍질을 하고, 실천 실패에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공식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공식이 아닐 수 있다. 개개인의 특성과 역량이 반영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분과 저의 차이점이라면, 저는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 한 달에 1000달러가 아니라 10만 달러씩 벌고 있는다는 점입니다 
-부의추월차선 부록-




웬디우드의 <해빗>에 따르면, 우리의 의지력은 한계가 있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변화를 싫어하기에 애초에 의지력이 부족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욕구를 참는 과정에서 의지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의지력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원하는 삶의 형태로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노력과 고통스러운 끈기 대신 습관을 차차 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성인 ADHD이다. 공부하는 내용이 흥미롭지 않으면 뇌의 스위치가 꺼져 바로 자버린다. 나에게 있어서 2시간의 집중은 기적이다. 그리고 밥 먹는 것이나 잠자는 것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도 까먹는 짧은 작업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력을 가지고 뭔가를 하길 계속 강요하면, 단점은 어느 정도 보완이 되겠지만, 사람은 우울과 공허에 늪에 빠지게 된다. 책 <리틀몬스터>에서의 저자는, ADHD인 자신의 학창 시절에 공교육의 규칙을 지키느라 모든 의지력을 쏟고 우울증에 걸린 이야기를 들러주기도 한다.



나는 이 영상에서 나에게 맞는 자기 계발 방법을 찾았다. 나는 지나영 교수님의 말씀에 많이 위로를 받았다. 지나영 교수님은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조교수이시고, ADHD를 가지고 있으시다. 그 또한 나와 비슷하게 작업기억력이 저하되어 있다. 한 마디로 잘 까먹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사와의 미팅을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실수를 많이 하시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나영 교수님은 단점보다 장점에 집중 하는 전략을 선택하셨다. 그녀는 환자를 잘 보고, 누구보다 빠른 피드백을 해주는 장점을 극대화해 이를 극복했다고 한다.


가끔 자기 계발 관련된 콘텐츠를 보면서, 좌절감이나 죄책감을 느꼈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저렇게 못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우리가 못하는 이유는 단지 그 방법이 우리에게 맞는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일 뿐이다. 어짜피 의지를 아무리 쥐어짜도, 의지력만으로는 더 삶을 좋게 만들 수 없다.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맞춤화된 전략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신만의 성장방법을 찾거나 만들어, 모두가 성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내가 어떻게 자기 계발을 했는지, 내 이야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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