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흔히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불립니다. 낡은 집이 허물어지고 새 아파트가 올라가기까지, 조합원들은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주'**입니다. 공사 기간 동안 나와 내 가족이 머물 곳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전·월세를 고민하지만, 자금 사정이나 주거 안정성을 위해 아예 다른 집을 매수하여 거주하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세법 조항이 있습니다. 바로 **'대체주택 비과세 특례(소득세법 시행령 제156조의2)'**입니다.
이 제도는 사업 기간 동안 거주를 위해 부득이하게 취득한 주택에 대해, 나중에 팔 때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혜택입니다. 하지만 혜택이 큰 만큼 요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비과세는커녕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재개발 조합원이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대체주택 비과세의 핵심 요건과 철학을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이 법의 취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세청은 다주택자에게 관대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입주권(조합원 주택)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집(대체주택)을 샀는데 비과세를 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살 집이 없으니 잠시 머물 곳이 필요하다"**는 실수요를 인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요건은 **'투기 목적이 아님'**을 증명하는 과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체주택 비과세는 취득, 거주, 양도라는 세 가지 시점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합니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너무 일찍' 사는 것입니다. 대체주택은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어 이주가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취득한 것으로 봅니다. 그 기준점이 바로 **'사업시행인가일'**입니다.
사업시행인가 고시일 이전에 취득한 주택은 대체주택 특례 대상이 아닙니다.
반드시 사업시행인가일 이후에 취득해야 합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는 소위 '갭투자'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집은 내가 살기 위해 산 집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체주택 취득 후 1년 이상 그 주택에서 거주해야 합니다.
이때 거주는 '세대 전원'이 원칙입니다. (취학, 근무 등 부득이한 사유 제외)
새 아파트가 다 지어지면, 이제 임시 거처였던 대체주택은 필요가 없어집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처분해야 합니다.
새 아파트 완공 전에 양도하거나,
완공된 후 3년 이내에 양도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그리고 가장 위험한 함정이 여기에 있습니다. 대체주택을 팔고 비과세를 받았다면, 국세청은 여러분이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봅니다. 그 약속이란 **"새 집이 다 지어지면 그리로 들어가 살겠다"**는 것입니다.
새 아파트(재개발 신축 주택)가 완공된 후, 다음 두 가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감면받은 세액을 다시 납부해야 합니다.
전입 의무: 완공 후 3년 이내에 세대 전원이 새 아파트로 이사(전입)해야 합니다.
계속 거주 의무: 이사 후 1년 이상 계속하여 거주해야 합니다.
즉, *"새 아파트는 전세 주고 전세금으로 잔금 치러야지"*라는 자금 계획을 세우셨다면, 대체주택 비과세는 받을 수 없습니다.
부동산 세금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입니다. 특히 재개발 투자는 호흡이 긴 만큼, 중간 과정에서의 세무 전략이 최종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대체주택 비과세 특례는 무주택 기간 없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리면서, 세금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훌륭한 전략입니다. 다만, 그 전제 조건은 **'새 아파트로의 귀환(실입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글이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조합원분들의 현명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