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건축 (신전편) – 7화

행위로 완성되는 디오니소스 엘레우테레우스 신전

by 향지소피아

1. 보이지 않는 신전


아크로폴리스에는 또 하나의 신전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

그리스의 신전은 대개 기둥의 흔적으로 기억되지만, 이 신전은 기둥을 거의 잃고 기단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신전을 기둥으로 이해한다. 파르테논의 도리아식 기둥이나 에렉테이온의 이오니아식 기둥처럼, 신전은 곧 형태와 비례, 그리고 장식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 기준으로 바라보면 어떤 신전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신전이 된다.



2. 남아 있는 것은 극장이다


아크로폴리스 남쪽 경사면에는 반원형으로 펼쳐진 돌 좌석들이 남아 있다. 디오니소스 극장이다.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이 공간은 지금도 또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산의 경사면을 그대로 깎아 만든 이 극장은, 건축이라기보다 지형 자체가 구조가 된 공간이다.


이 극장 곁에는 한때 디오니소스에게 바쳐진 신전이 존재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신전은 거의 사라지고, 극장만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이 풍경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사실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더 중심적인 것은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이루어졌던 행위였다는 사실을.


3. 디오니소스, 움직이는 신


디오니소스는 포도주의 신이면서 동시에 광기와 변신, 집단적 감정을 관장하는 신이다. 그는 정적인 신이 아니라, 움직이는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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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박사과정에서 미학을 전공했으며, 소설쓰는 작가입니다. 아이들과 독서 논술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여, 세계여행관련 글을지속적으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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