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니아 양식의 시초,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그리스 본토의 신전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바다를 건너게 된다. 고린토스와 델포이, 그리고 아테네에서 이어지던 신전의 전통은 에게해를 넘어 소아시아 해안으로 확장된다. 그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에페소스(Ephesus)다.
고대 에페소스는 에게해와 아나톨리아 세계가 만나는 항구 도시였다. 이곳에는 한때 고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신전 가운데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바로 아르테미스 신전이다. 이 신전은 고대 사람들이 꼽은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아르테미스 신전이 있던 곳에 남아 있는 한 개의 이오니아식 기둥)
에페소스는 아테네처럼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도시가 아니었다. 에페소스는 완만한 평지 위에 펼쳐진 도시였고, 그 위에 신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지형의 문제가 아니라, 신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를 드러낸다. 아테네의 신전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다면, 에페소스의 신전은 인간의 삶 속으로 스며든다.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은 규모 면에서 당시 그리스 세계의 어떤 신전보다도 거대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포함될 만큼 거대한 신전이었다. 길이는 약 115미터, 너비는 약 55미터에 이르렀고, 100개가 넘는 거대한 기둥이 신전을 둘러싸고 있었다. 높이 또한 파르테논보다 훨씬 웅장했다.
이 신전은 전형적인 이오니아 양식으로 세워졌다. 기둥은 가늘고 우아하며, 기둥머리에는 양쪽으로 말린 나선형 장식이 달려 있다. 이러한 장식은 볼루트(volute)라고 불린다. 절제된 힘을 보여주는 도리아 양식과 달리, 이오니아 양식은 보다 장식적이고 화려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은 단순한 거대한 신전이 아니라 이오니아 건축의 상징적인 신전으로 여겨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오니아(Ionia)라는 이름 자체가 건축 양식의 이름이 아니라 지역의 이름이라는 사실이다. 이오니아는 오늘날 튀르키예 서부의 에게해 연안을 가리킨다.
이 지역에는 에페소스, 밀레토스, 프리에네 같은 도시들이 있었고, 그리스인들은 이곳에서 동방 세계와 접촉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갔다. 그래서 이오니아 양식은 단순히 그리스 본토에서 발전한 양식이 아니라 소아시아와 에게해 문화가 만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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