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도전 중인, 꿈꾸는 한약사 입니다.
샘플원고라니?
대표님이 원하시는 목차의 샘플원고는 아직 쓰지 않았는데?
들뜬 마음에 통화를 하다가, 미팅을 원하셔서 날짜를 잡았다.
출판사와 미팅이란 걸 해본 적도 없고 이걸로 계약이 되는 건지, 아닌지도 모른 채 우선 보기로 한다.
제발 뭐든 얘기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만 가득 담은 채
드디어 만났다.
한약사라는 직업은 잘 모르는데, 실례지만 어떤 직업이냐?
어쩌다 전공을 바꾸셨나?
어떤 종류의 책을 생각하고 계신 거냐?
MBTI는 뭐냐?
평소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대화 잘하고 분위기 파악 잘하는 편인데 너무 긴장된다.
-이거 면접인 건가? 지금 하는 질문들 중에 뭔가를 평가하는 게 있는 건가? MBTI 모른다고 할걸 그랬나?-
아리송한 대화들을 한참동안 한 후, 대표님이 고백(?)하신다.
'바로 이거야!'는 아닌데, 기획서의 목차를 보고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올 거 같아 오신 거라고, 뭔가 될 거 같기도 한데 아직 잘 모르겠다고, 서로 생각을 좀 해보고 다시 정리해 보자고.
멀리서 찾아오신 대표님과의 만남이 너무 감사했지만,
나 역시 출판에 감이 전혀 없어서 뭐라고 답이나 대안을 드리지 못한 게 답답하고 미안했다.
그래도 아직 거절당한 건 아니야~이러다가 잘 될 수도 있잖아?
이혼유예기간 4주 받은 사람처럼 간절함을 더해 목차와 기획서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내가 봐도 처음에 보낸 기획서와 목차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전문가의 평가와 조언은 다르다.
나 혼자 간직하는 책이면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되지만, 상품을 만드는 입장에선, 더구나 출판사의 투자를 받으며 상품을 내놓는 건데 전문가의 의견은 무조건 중요하다.
이제 나도 이렇게 업그레이드되는구나.
불안한 마음을 숨기며 자꾸 나를 격려한다.
처음보단 나아지고 있는 거잖아.
2차 기획서와 목차를 보냈다.
며칠 후 정성과 친절함 가득한 메일을 받았다.
역시나 출판사 관계자들은 글을 읽고 쓰는 사람들이라, 배려심과 성의 가득 담아 거절한다.
요즘 책시장은 책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업성을 위해 다른 채널도 같이 고려하니 유튜브에 더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겠다는 고마운 조언도 잊지 않으신다.
각오는 했지만, 그래도 씁쓸하고 아프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는다.
한약이야기를 누가 궁금해하겠니?
요즘엔 출간기획서 잘 보지 않고, 기획서 투고로 책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씀이 자꾸 맘에 남는다.
유튜브에서 들었던 브런치라는 걸 해봐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