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향기 vs 나쁜 냄새. 어휴~아그들아!!

생계형이지만, 꿈꾸는 한약사입니다.

더운 계절에 한약을 달이게 되면 에어컨을 켜두더라도, 짬짬이 환기가 필요하다.

"으아~무슨 냄새야? 이상한 냄새다~!"

한약국 앞 영어학원 꼬맹이들의 쉬는 시간과 겹쳤나 보다.

한 아이가 복창(?) 하니, 다른 아이들이 재잘재잘 맞장구를 친다.

"으아~ 이거 한약냄새다~! "

수류탄을 발견한 거 마냥 크게 떠들어대는 아이의 말에 얼른 한약국 문을 닫는다.

'아니, 이게 나쁜 냄새야? 이건 향기야~향기~!

이그.. 꼬맹이들. 니들도 나이 들면 이 향을 좋아하게 될 것이야~!!'

마음으로는 강하게 저항하면서도 왠지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아서 서둘러 움직인다.


앞에 영어학원이 생기기 전 같은 층엔 백반집, 피부관리실이 입주해 있었다.

운영하시는 분들이 다들 중년이어서인지 한약을 달이면

"음~~ 냄새 좋다~!!""무슨 약이야?"하고 반응해 주셨는데,

길고도 잔인하던 코로나를 버티지 못하고 다들 떠나셨다.


귀요미들의 영어학원이 생기게 되면서 상황은 묘하게 흘러갔다.

캐나다에서 오~랜~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젊은 원장님은 학원을 오픈하고 1달이 채 안돼서

한약냄새가 난다며 조치를 취해달라 항의를 해왔다.

캐나다는 원래 이래?

한약국에서 한약향이 난다고 항의를 해?


엄청 쫄보지만, 기분이 무척 상한 나는

"아니, 한약국을 여기서 10년째 하고 있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문을 닫아도 한약을 달이는데 어떻게 향이 안 날 수가 있느냐?

내가 원장님 학원생들 복도에서 떠들어대는 통에 시끄럽다고 하면 어쩔 거냐?"

강하게 항의를 했다.

말은 그리 했지만, 여전히 학원 운영시간이 되면 나도 모르게 문을 닫고 약을 짓는다.

귀한 한약 향기가 누군가에게 좋지 않게 평가되는 게 슬프고도 충격이지만,

그 맘 때는 한약향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음... 글로 쓰고 나니 더 슬프다!


귀요미 아그들아!

이건 냄새가 아니라, 향기라고 하는 거야.

니들 향기 테라피 라고 들어봤니?

한약향기, 아로마향기 이런 것들이 다 향으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거라고. 어이구~!

종종 한약을 달일 때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

'이 향도 싫을까?'

미련스럽게 아쉬워하지 말고 쿨하게 넘겨야지. 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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