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65_꿈꾸는한약사 김경순의 건강식재료
“여러분, 고대 곡물로 요즘 인기 있는 파로는 사실 ‘가족 이름’입니다.”이탈리아에서 “farro(파로)”는 겉껍질이 남는 ‘껍질밀(hulled wheat)’ 계열을 통칭하는 말이니까요. 파로 계열들 중에서 크기나 종에 따라서 엠머 vs 스펠트 vs 아이콘으로 나누지만 우리가 구입할 때는 이 종류들을 굳이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니까요. 오늘은 파로가 건강에 좋은 이유와, 어떻게 먹어야 더 좋은지 알아보겠습니다.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루카(Lucca) 일대에서 나는 Farro della Garfagnana(파로 델라 가르파냐나)는 PGI(보호 지리적 표시: 특정 지역과 연결된 품질·명성·특성이 있는 제품명으로 EU가 법적으로 보호해 주는 제도)로 보호받는 지역 특산품이라 “이 지역의 파로는 엠머(Triticum dicoccum)”라고 공식적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방금 말했듯이 종류를 구분하는 게 그렇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파로만 ‘단독’으로 한 임상은 많지 않지만, 파로가 속한 통곡물 연구는 아주 많습니다. 통곡물 식단은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죠. 게다가 통곡물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제2형 당뇨 위험이 낮아진다는 결과들도 많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하루 100g 정도의 통곡물을 섭취하는 게 당뇨 위험을 낮추는데 이롭다는 겁니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어려운 게 뭘까요? 바로 ‘배고픔’입니다. 이럴 때 통곡물은 식이섬유와 함께 포만감을 올려주기 때문에 체중관리할 때 아주 유용합니다. 한 예로 샐러드를 먹을 때 파로를 넣게 되면 공복감을 낮추고, 과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죠. 실제로 통곡물은 정제 곡물보다 배고픔을 낮추고, 포만감과 만족감을 올리는 경향이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많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파로는 ‘약’이 아니라, 식이섬유를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루틴용 곡물이라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장이 민감하다면 처음엔 소량으로 시작해 보고, 이후에 양을 늘이는 게 좋습니다. 장 건강은 결국 꾸준함이 핵심입니다. 통곡물과 좋은 식재료로 습관을 바꾸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파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엠머밀을 포함한 파로는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 식이섬유, 미네랄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곡물로 먹을 때 영양 밀도가 올라가게 되죠. 제가 영상 처음에 파로의 종류를 굳이 나눌 필요가 없다고 했잖아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가공도가 영양을 좌우하는 거지, 특정 종이 좌우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니 제품을 고를 때 가공되지 않았다는 ‘whole/통’표현이 있는 게 더 좋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파로를 밥처럼 먹는 리조또 스타일이 흔합니다. 한국에서도 잡곡밥처럼 섞어 먹는 게 가장 편하죠. 하지만 파로는 쌀보다 알갱이가 크고 단단하기 때문에 쌀과 같은 시간에 조리하면 덜 익을 수 있습니다. 3~4시간 전에 미리 불린 후, 15분 정도 삶아서 쌀과 함께 밥을 지으면 됩니다. 쫄깃하고 톡톡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견과류 느낌이 있는 맛있는 밥 즐길 수 있습니다.
파로는 푹 퍼진 것보다 살짝 단단한 상태일 때가 포만감을 올리는데 더 유리합니다. 쫄깃하고 견과류 같은 고소함이 있어서, 샐러드에 넣게 되면 “씹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으니까요. 파로에 올리브오일, 레몬, 닭 가슴살이나 (두부), 채소, 견과류를 넣고 샐러드를 만들면 좋습니다. 탄수화물 단독으로 먹는 것보다 단백질과 지방을 함께 먹게 되면 포만감을 높이는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통곡물이 장에 좋다고 해서 파로를 먹었는데 오히려 가스가 차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처음엔 밥숟가락 3~4스푼 정도의 소량으로 시작을 하는 겁니다. 충분히 불리거나 충분히 삶아서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장이 민감하다면 더 부드럽게 활용해야 하는데요. 파로만 단독으로 먹지 말고 단백질이나 지방, 채소와 함께 먹는 게 좋습니다. 파로는 단백질이 있는 곡물이지만 완전 단백질은 아니기 때문에 콩이나 두부와 함께 먹으면 훨씬 좋은 거죠.
파로는 밀의 한 종류라서 글루텐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니 글루텐에 민감한 셀리악병이나 글루텐 관련 질환이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거나 파로를 섭취한 후 복부팽만으로 힘들다면 도정된 파로로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도정을 하면 영양성분이 줄어들지 않을까? 맞습니다. 하지만 불편함을 견디며 통곡물을 먹게 된다면 영양 흡수도 안 되고, 오래 지속할 수도 없으니 도정된 파로를 소량으로 섭취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도움이 됩니다. 도정파로를 먹었는데도 불편하다면 이때는 곡물의 종류를 바꿔야 합니다.
파로는 인기 있는 곡물이지만, 기적의 곡물은 아닙니다. 정제 탄수화물에서 통곡물로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되는 거죠. 포만감을 올려주고 영양을 공급해 주는 파로. 잘 활용한다면 체중관리나 혈당관리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혈당조절과 체중 감량 차원에서 파로 vs 귀리 vs 보리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