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토크272_한약사김경순의 건강토크
먼저 이름부터 재밌습니다. 사실 멍게의 본래 표준어는 우렁쉥이였는데,‘멍게’라는 말이 널리 쓰이면서 지금은 멍게와 우렁쉥이가 둘 다 표준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멍게의 건강상 장점 첫 번째는 저열량입니다. 100g 기준으로 열량은 73kcal, 단백질은 8.7g, 지방은 2.1g 정도입니다. 즉 기름지지 않으면서 단백질을 어느 정도 공급하는 해산물이라는 뜻이죠.“향은 강한데 칼로리는 비교적 가볍다”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멍게의 타우린 함량은 100g당 412mg 정도입니다. 타우린은 에너지음료 주요성분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해산물에 많이 들어 있는 아미노산 유사 물질입니다. 피로회복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또, 멍게는 100g당 철분 6.9mg을 함유하고 있어, 철분이 필요한 식단에서 도움이 되는 해산물입니다. 멍게는 단순히 향만 강한 음식이 아니라, 단백질과 일부 무기질을 함께 공급하는 수산물이라는 게 분명한 거죠.
멍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그 독특한 향일 겁니다. 좋아하는 분들은 그 향 때문에 먹고, 싫어하는 분들은 바로 그 향 때문에 못 먹는 거죠. 멍게 특유의 향은 신티올이라는 휘발성 성분 때문인데, 신티올은 현재로선 건강 기능 성분이라기보다, 멍게의 향과 풍미를 나타내는 특정 성분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향 성분이 워낙 개성이 강해서 취향을 가르게 하는 거죠.
이렇게 활용하시면 멍게를 전혀 못 먹었던 분들도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1. 향이 많이 생기는 부위를 줄이고, 향을 희석하거나 다른 향으로 균형을 잡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죠. 일단 아주 신선한 상태에서 손질하고, 내장 쪽 액과 오래 섞이지 않게 하는 겁니다. 멍게 향은 저장하는 중에 더 강해지고, 특히 내장 쪽 향이 가장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손질할 때 내장액이 과하게 퍼지지 않게 하고, 손질 후 오래 두지 않고 바로 먹는 것이 향을 줄이는데 좋습니다.
2. 또 다른 방법은 차갑게 먹는 겁니다. 향 성분은 휘발성이라서, 일반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냄새가 더 확 올라가니까요. 멍게는 손질 후 얼음 물에 오래 담그는 것보다는, 차갑게 보관했다가 바로 먹는 쪽이 더 낫습니다. 오래 담그면 식감까지 빠질 수 있으니까요.
3. 초고추장이나 산미 있는 양념과 같이 먹는 방법도 좋습니다. 해양수산부에서도 멍게는 회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야채를 넣어 비빔밥으로 먹는 방식을 대표 활용법으로 소개하고 있잖아요? 이건 단순 취향 문제가 아니라 향 관점에서 봤을 때 초고추장의 신맛과 매운맛, 단맛이 멍게의 강한 향과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멍게 초보라면 생멍게를 그냥 먹는 것보다 초고추장 소량을 곁들이는 쪽이 훨씬 접근하기 쉽습니다.
4. 비빔밥처럼 희석해서 먹는 것도 추천합니다. 밥, 참기름, 김, 채소와 함께 먹으면 향이 전체 음식 안에 퍼지면서 농도가 낮아지고 체감 강도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멍게를 처음 먹는 사람에겐 이게 가장 현실적인 입문법입니다. 여기에 오이, 상추, 깻잎, 미나리처럼 향이 있고, 수분감 있는 채소를 더 많이 곁들이게 되면 멍게 향이 분산돼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멍게는 조개류는 아니지만, 식약처는 멍게와 미더덕 같은 피낭류에도 패류독소가 축적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히 봄철인 3월부터 6월 사이에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검사와 유통 관리가 된 제품을 먹어야 합니다.
간질환이나 당뇨가 있거나 면역이 약한 분들은 생멍게를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어패류를 생으로 먹었을 때 걸릴 수 있으니까 간질환, 당뇨, 면역 저하 상태에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평소 해산물을 먹은 다음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면, 멍게도 일단 소량 먹어본 후 반응을 보는 게 안전합니다.
해산물은 전반적으로 퓨린 관련 주의가 언급되는 식품군입니다. 그러니 통풍이 있거나 요산 수치가 높다면 조금만 드시거나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멍게 이야기에서 진짜 흥미로운 포인트는요. 멍게가 단순히 호불호 강한 해산물이 아니라, 의약품 연구 소재로도 주목받아 왔다는 점입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바로 항암제입니다.
멍게류 생물에서 만들어진 항암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트라벡테딘, 상품명 욘델리스입니다.
이 약은 멍게와 같은 피낭류 해양생물 유래 물질에서 출발했고, 스페인 제약사 PharmaMar가 개발한 항암제인데 암의 진행을 늦추고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데 쓰이는 약입니다. 유럽에선 일부 재발성 난소암에도 병용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죠. 그러니까 바다생물 특히 멍게 같은 계통이 신약 개발에서 완전히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또, 멍게 유래 성분 중 일부는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 쪽으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 수준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멍게가 약이나 특정 질환을 치료한다는 게 아니고, 미래 의약품이나 기능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는 겁니다.
존재감 강한 향 때문에 멍게를 먹지 않았던 분들이라도, 이번 기회에 야채 듬뿍 넣고, 초장과 함께 멍게비빔밥으로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놓치기 아까운 색다른 풍미와 영양을 채울 수 있을 겁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의 건강 토크였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