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이지만, 꿈꾸는 한약사입니다.
오늘 점심은 새우튀김김밥이다.
그나마 점심 메뉴가 명확해서 기분이 좋다. 매번 '점심에 뭐 먹지' 고민하는 것도 지치는 일이니까.
최근에 생긴 분식집이라서 바닥, 천장, 벽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이곳은 동네상가 중에 가장 늦게 지어진 건물이고, 몇 년간 공실이었다가 카페가 들어왔는데 하필 코로나 직전에 오픈을 해서 내내 고생만 하다가 최근 분식집으로 바뀐 곳이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아파트가 초기에 들어설 때 한약국 터를 잡았던 나는
의도치 않게 이 동네 상가와 입점업체의 흥망성쇠를 조금씩 알고 있다.
오다가다 듣게 되는 말들이 10년 넘게 쌓이고 쌓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다.
어느 업체가 오랫동안 유지 중이고, 저 자리는 2년을 못 버티고 자꾸 업종이 바뀌고,
심지어 상가분양을 누가 받았다가 사기를 당하고, 소송 중이고, 도망 다닌다더라~
월세가 얼마였는데 올랐다더라, 내렸다더라~
자영업이 뭔지도 모르고,
호기롭게 시작한 한약국이었지만 그리 오래지 않아서 알게 되었다.
"아, 나는 소규모 자영업을 하고 있구나~!"
전문직인 듯 보이지만 현실은 아슬아슬한 전문직의 끝자락이고, 결국은 나도 소상공의 한 형태라는 걸 피부로 느낀 후에는 생겨나고 없어지는 가게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특히 새로 생긴 매장, 처음 가는 가게에 들어서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매장규모, 매장 인테리어, 직원수,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정도,
그렇다면 하루 매출이나 한 달 매출이 얼마 정도 나와야 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아마 자영업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금방 이해하실 거다.
보통은 '저 집 장사 잘 된다~, 매출이 얼마라더라~'해도 월세, 관리비, 인건비 등등 빼고 나면
매출은 수익과 비례하진 않는다는 것도 자영업을 몇 년 해보고 난 후에 비로소 알게 된다.
새우김밥을 먹다가 시작된 생각의 흐름은
이 자리는 카페보다 분식집이 괜찮겠네~
조명이 밝아서 좋네~
강일동은 분식집이 없긴 하지~~
이 자리는 월세가 얼마쯤 되겠네~
이 집은 좀 오래 했으면 좋겠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업하는 가게를 보면 남일 같지 않게 마음이 씁쓸하고,
인테리어 중인 가게를 보면 오지랖 넓게 몹시 궁금해진다. 뭐가 들어올까?
새우김밥이 맛있는 이 집은 오랫동안 있었으면 좋겠네~
아니지! 돈 많이 벌어서 확장이전 하면 더 좋겠지~
음... 잠깐... 확장이전이 얼마나 그럴듯하면서 머리 아프고 돈 많이 드는 일이라는 걸 모르나?
너도 한 번 말아먹어 봤잖아? 맞아! 맞아!
돈 많이 벌어서 땅 사는 게 최고지!!
새우김밥에서 시작된 의식의 흐름은 결국 돈 벌어서 땅을 사는 걸로 마무리된 것 같다.
자 이제 밥 먹었으니 너도 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