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괜찮아요. 먼저 출발하세요~저도 곧 따라갈게요

유튜브 심폐소생 중인, 꿈꾸는 한약사입니다.

모르면 용감하고, 아는 게 많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아무것도 모르고 호기롭게 유튜브를 할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하나씩 배워갈수록 점점 겁이 난다.

'내가 뭐 그렇게까지 유튜브에 인생을 거는 건 아니잖아? 안 그래?'

모르는 게 생겨날수록, 아니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될수록 더 자주 자기 최면을 건다.

'그냥 알아두면 언젠간 도움이 될 거야. 천천히 해보자고~'


처음으로 유튜브 편집, 썸네일 만들기 등을 배우는 중인데

나와 함께 하는 동료들과 선생님의 대화 중 절반밖에 이해를 못 하고 있다.

마치 프랑스어 수업을 듣는 느낌이랄까?

난 '봉쥬르'밖에 모르는데....

기사로만 보던 chat GPT를 사용하는 동료, 여러 가지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 중인 사람, 확장프로그램을 깔아서 사용하는 사람...


선생님과 눈이 마주친다. 친절한 선생님은 웃고 계시지만 내적갈등이 심해 보인다.

내가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신 것 같다.

재빨리 시선을 바꾼다. 그때부터 난 나만의 길을 간다. 스스로 생각하고, 이것저것 두드려본다.

화면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수년간 과외로 생활비를 벌어본 짠 밥으로 난 충분히 이해한다.

학생들의 수준차이가 너무 크면,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하게 된다.

너무 모르는 놈은 잠시 내려놓고, 잘 아는 놈을 끌고 가야 한다.

그래야 학원이 살고, 내가 살 수 있다.


돌아오는 내내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시도해봐야 하는지 고민한다.

동료들과 비슷해지는 건 포기한다. 그러기엔 내려놔야 할 것들, 투자해야 하는 시간들이 너무 많다.

그냥 내 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것만 해보자 결론 내린다.

'그래, 미적분은 포기하자~! 아는 거 틀리지 않는 걸로 집중하자~!'딱 이 마음이다.

열등생의 자기 위로와 목표설정변경으로 조금은 날 다스려보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함과 실망감이 적지 않다. 이렇게까지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난 도대체 무슨 깡으로 그냥 대충 해온 걸까?


학원을 다녀오는 날이면 이런저런 생각과 긴장감을 내려놓느라 버겁지만, 이러다 보면 하나라도 더 나아지겠지 싶다. 선생님, 괜찮아요. 먼저 출발하세요. 전 어떻게든 살아서 따라가 볼게요. 나름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저 멍 때리는 거 아니에요. 늘 웃는 얼굴로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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