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널이 얼마나 길었나
계속 걸어도 끝이 없는 길을
발 아프도록 걸었지만
눈앞의 어두움은
멈추지 않고
나를 두렵게 하네
맹인의 발버둥같이
흑막을 저으며
걸어가네
얼마나 걸었을까
끝에 도착했을까 싶지만
다시 돌아오고
스스로 주저앉아
울기만 하네
그러다 누군가의 외침에
소리를 듣고 달려가니
끝내 해를 보고 빛을 바라보네
얼마나 따스한지
실로암의 맹인이 눈의 흙을
바르고 호수에 씻은 것 같이
내 눈은 세상을 다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