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어귀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피어나고
하늘에서 비가 추적추적
흘러내린다.
마을 곳곳에 병이 생기고
촛불 꺼지듯 사람들이
죽어간다.
세상은 신이 어디 있냐
외치고 외치며
땅을 후벼 치지만
그저 공허만 가득할 뿐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다.
수많은 전쟁의 역사가
아기의 일기장에 기록되고
유치원생의 그림에는 붉은
색의 흥건한 피가 넘친다.
해 아래 기쁨이 어디 있으랴
그저 죽음만이 가득할 뿐
인생의 허무함이 오늘도
내일도 스쳐 지나간다.
언제 이 일이 끝나갈까
간철이 무릎 꿇고 기도하지만
애통함만이 입술에서
고백되어 노래가 된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씻기어 내리자
정신을 차리니
어느 한 사람이
죽어 있고
마침내 썩어가던
세상이 무지개가 걸려
빛을 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