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내려앉아 밤바다 추위를 품은 채
나 라는 사람은 묵묵히 걸어갑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무리에 동떨어진
동물 한 마리가 서성거리듯
사람 흉내를 내어 거리를
활보합니다.
문득 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개를 내리박고 비에 젖은 바닥에
나를 비추어 바라보니
웃음과 울음이라는 중간
이라는 미미한 상태가 반복되어
그만 무너져 내린 성수대교의
떨어진 부분처럼
자존의 바닥이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