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생각
나는 왜 글을 쓰겠다고 다짐을 했을까? 대학을 졸업을 하고 목표로 하는 길이 선명해질 때 불현듯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후반, 아직 어린 나이지만 스스로 지금까지 온 길을 되돌아볼 겸 텍스트로 기록하고 읽고 싶었다. 아마도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 생각이 복잡해서 표출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시작했는지 모른다. 장 폴 사르트르는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한 사람이 작가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말하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글 쓰기란 하나의 기도이다"라고 작가라는 것에 대해 놀라운 통찰력이 있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무엇을 남기고 싶고 기록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구가 아닐까 생각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자신을 닮은 유전자를 남기는 것, 글을 쓰고 기록을 남기는 것, 사진가가 사진을 남기고 화가는 그림을 남긴다. 무언가가 자신의 흔적이 남고 누군가에게 기억되기를 바라는 소망 이러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 비단 예술뿐 만은 아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다. 배우고 공부를 하면 언어로 유전자를 배양하듯 이 세상에 남는다.
그렇기에 나는 이 매력에 빠져 사진보다 글을 선택했는지 모른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한 것은 대학생 졸업을 앞둔 시점이다. 내 안에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꼈다. 마치 어린아이가 입덧 옷들이 나이가 들고 자라나면서 원래 옷들이 작게 느껴지는 것처럼 사고가 자라고 고민 하민 것들이 점점 성장하자 사진이라는 프레이밍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족쇄처럼 내 시선이 좁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자세히 설명하면 졸업을 앞둔 시점 한 학기 남았을 때 동기들이 각자 자신이 작업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명씩 나와서 발표를 하는데 누구는 "저 사진 느낌 좋다" 또 누구는 "저 사진 느낌 별로야"라고 이야기하면서 감상평 말하는데 나는 속으로 "왜지? 내가 보기에는 그냥 물건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느낌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해 이성적으로 이해를 못 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하고 어울는 것보다 책하고 놀았다. 덕분에 학교를 다니면서 군중 속의 외로움을 자주 경험을 했다.
혼자 있는 시간 덕분에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주로 역사, 정치, 문화, 외교,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하게 읽었고 기억에 남기고 싶어 글로 쓰면서 정리했다. 그래도 20대에 읽어야 할 분량을 다 채운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 하나씩 글을 쓰면서 마음속에 답답함이 사려져 가고 어느새 즐거움만 남았다. 그렇기에 글로 나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하나의 기도처럼, 하나의 소망처럼 나의 글쓰기는 누구에게 말하고자 하는 자그마한 발돋움이자 세상을 향한 나의 목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