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소년의 일탈

아직도 잘 모르겠다

by 윤호근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 아침의 짠내 나는 바닷바람과 무거운 책가방의 감촉이.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나는 학교 가기 싫은 마음에 결국 일을 저질렀다.


오늘도 학교 가기 싫어서 발걸음은 이미 학교와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집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바닷가에 떠 있는 멸치 배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가방을 바다 쪽으로 던져버렸다. 책들이 흩어지며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니 묘한 해방감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근처 정박해 있던 멸치 배 어선으로 향했다. 배는 조용히 물 위에 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배에 올라탔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달랐다. 교실 의자에 앉아 칠판을 바라보는 대신, 나는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갈매기들이 내 주위를 맴돌며 울어댔고, 배는 파도에 맞춰 천천히 흔들렸다.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꺼내 먹으며, 나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후 2시쯤 되었을까 하교 시간이었다. 나는 서둘러 배에서 내려와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평소와 똑같은 표정으로 집에 들어서야 했다.


"학교 어땠어?" 엄마의 물음에 나는 "응, 좋았어"라고 대답했다. 거짓말이었지만, 완전한 거짓말도 아니었다. 그날 하루는 정말 특별했으니까.


하지만 며칠 후, 친구들이 어머니께 일렀다. 엄마의 표정을 보며 나는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들통났다는 것을. 바닷가에서 발견된 내 책들과 가방, 그리고 결석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그날 밤, 엄마와 긴 잔소리가 있었다. 혼나기보다는 나는 다리가 아파서 학교에 가기 싫었다. 어머님과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그 후로는 다시 그런 일탈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4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학교 가기 싫어했다. 바다 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던 그 자유로운 시간이 나에게는 천금 같은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어른이 된 지금도 바다를 보면, 그때 그 작은 배 위에서 느꼈던 해방감을 떠올린다.


그날의 일탈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지만, 그 일탈이 3.4학년을 그렇게 보냈다는 것이 과연 나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학교 가기가 싫었을까? 그것은 장애라는 핑계였을지 모르겠다. 그때가 나 자신만의 작은 모험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그때 처음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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