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의존할 것인가, 덜 의존할 것인가
삶의 무게를 저울질하며 살아간다.
더 의존할 것인가, 덜 의존할 것인가
어릴 때 나는 부모님을 의존했다. 아니, 많이 의존했다. 아마도 형제들보다 내가 더 의존했을 것이다.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성격 때문일까.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나는 부모님께 많이 기댔다.
성인이 되면 의존하는 것이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부모님이 이미 하늘나라에 계신데도 나는 여전히 부모님을 의존하고, 의지한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언제나 가슴속에서 의존하고 의지한다는 것.
어릴 때보다는 덜 의존한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도 마음 한편으로 부모님을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누구를 의존할 곳이 없다는 것이 마음 아프면서도, 그래도 부모님은 내 안에 남아 계신다.
그렇다면 아내는 어떨까. 나는 아내를 의존하고 있을까. 새삼스럽게도 나는 아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다. 예전에 아내가 말했다.
"당신은 나를 의존하기보다는 그냥 정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랑으로 이해했을 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덜 의존하고, '정'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살아간다.
나 또한 그렇게 느낀다. 지금은 덜 의존하는 것 같다. 하지만 더 나이가 들어 늙고 힘이 없을 때는 어떨까. 그때는 아내를 더 의존하게 될 것 같다.
사회적 관계는 어떨까. 내가 가진 사회적 책임감,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덜 의존하게 된다. 반면 가족은 더 의존하게 될 것 같다.
친구들은 더 의존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한때 가까웠던 친구가 나에게 사기를 쳤다. 지금은 연락조차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 학교 다닐 때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 순수하게 친구로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이익이 앞서는 순간, 관계는 변질되었다. 사기를 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나는 내가 의존할 대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의존하며 살아왔을까. 어릴 때부터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고 살아왔다. 그 누구보다 하나님을 더 의존하며 내 삶의 지표로 삼고 살았다. 현실에서는 부모님을, 영적인 세계에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의존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더 의존하는 것과 덜 의존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약하고 힘들 때 더 의존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큰 위로가 된다. 반면 덜 의존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그들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더 의존할 대상은 가족, 부모라고 말할 수 있겠다. 덜 의존할 대상은 우리가 잘 모르는 것들, 아직 신뢰를 쌓지 못한 관계들일 것이다.
사회 각층의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명한 사람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누구나 더 의존할 대상과 덜 의존할 대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렇게 우리 사회는 이루어진다.
사람은 더 의존할 것과 덜 의존할 것 사이에서 삶의 무게를 저울질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우리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누구를 의존할 것인가, 무엇에 기댈 것인가. 그 선택 앞에서 우리는 오늘도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