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의 인연을 보내며
갑작스러운 발령 소식을 듣고 주말 내내 마음이 무겁고 막막했습니다. 부산에서의 2년, 그리고 이곳 전남에서의 16년까지. 무려 18년이라는 세월을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제 회사 생활의 가장 큰 행운이었습니다.
같은 과(분야) 선생님들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가족처럼 지냈기에, 내일부터 느껴질 선생님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크게 다가옵니다.
사실 저는 우리가 같은 연배이기에 당연히 이곳 학교에서 함께 정년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별이 더 갑작스럽고 아쉬움이 큽니다.
특히 50대 모임을 통해 함께 어울리며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풀던 시간들이 제게는 큰 활력소였습니다. 이제 그 즐거운 시간이 줄어든다니 마음 한구석이 참 허전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도 이번 소식을 듣고 저만큼이나 깊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제 아내는 선생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시는 글들을 늘 알람까지 설정해두고 챙겨보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아내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정말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는 선한 분이고 정의로운 분인 것 같아요."
아내는 선생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장애 학생들에게 쏟으신 각별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작가로서 장애인의 인권과 사랑을 주제로 글을 써 내려가시는 모습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멋진 모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저에게도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런 따뜻한 철학을 가진 분과 18년을 함께했다는 것이 제게는 큰 자부심입니다.
가끔 명예퇴직 후에 같이 사업을 하자고 말씀해 주실 때가 있었습니다. 농담인 줄 알면서도 저를 인간적으로 깊이 믿어주시는 것 같아 내심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학생들 취업 문제로 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본인 일처럼 직접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그 고마운 마음들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잠시 떨어지게 되었지만, 우리의 마지막만큼은 다시 전남 학교에서 만나 함께 웃으며 정년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 희망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종종 연락드리고 안부 묻겠습니다.
선생님, 어디에 계시든 그 따뜻한 펜촉과 진심으로 세상을 밝혀주시길 응원합니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