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남매 이야기

by 윤호근

발달장애 남매 이야기


발달 장애 남매가 교육훈련받으러 왔던 기억이 난다. 둘 다 발달장애인이었지만, 누나는 얼핏 보면 장애인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남동생은 항상 누나를 따라다니며 장난을 쳤다. 괴롭히는 것보다는 누나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남동생이 누나를 의지하고 있었다.


이 남매는 부모님이 안 계셨다. 모두 하늘나라로 가셨다. 남매는 장애인 시설에서 살다가 고3 졸업을 앞두고 우리 학교에 와서 교육훈련을 받았다. 1년을 공부한 후 가까운 곳으로 취업했다.


취업해서 잘 다니는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다.


남매는 같이 취업했지만 같은 공간에서 일하지 않고 따로따로 일했다. 같이 일하는 장애인 직원들이 누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누나는 누가 봐도 장애인이 아니라고 느낄 정도로 행동도, 말도 잘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장애인 직원들이 사랑 표시를 하고, 선물도 주고, 쉬는 날에 데이트하자고 제안했다.


누나는 관심 없다고 했지만, 주는 선물은 그냥 받아서 가져갔다. 선물을 준 장애인 직원은 누나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혼자 좋아했다. 그러다가 데이트 신청을 하면 거절당했다.


"왜 선물은 받으면서 데이트는 거절하냐? 나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일들이 자주 있었다. 그 직원들도 발달장애인이었다. 서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면서 오해가 쌓였다.

결국 두 남매는 장기근속을 못 하고 퇴사했다.


발달장애인도 사랑할 줄 안다. 좋아할 줄 안다. 그렇지만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러서 이런 일들이 생긴다.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는 사업체는 장애인 담당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담당자는 특수교육, 사회복지, 상담 등을 기본 과정으로 배우거나 수료해서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각 사업체에서는 이것을 못 하는 실정이다. 이것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해야 할 일이다. 근로지원인, 직무지도원 등은 공단이 관리하고 급여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민간 사업체, 특히 표준사업장이나 사회적 기업 등에 장애인 담당 직원을 채용하는 조건으로 공공기관이 급여를 주는 정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 한 사업장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오래 근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 인식이 안 된 사업체다 보니, 이성 문제나 통근 문제 등이 생기면 업체는 모른 척하고 퇴사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러한 것 또한 정부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체의 장애인 고용의무 고용률이 많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럴 때일수록 사업체는 장애인 직원 담당자를 배치해야 한다.


장애인 직원이 장기 근속하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낀다.


오늘도 나는 남매에게 전화해서 안부를 묻는다. 남매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독립된 공간에서 살아갈 날을 기대하며 묵묵히 남매의 건승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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