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한밤중, 주인 남자가 술에 취해 들어왔다.
남자는 거실 한복판에 놓인 스마트 스피커에게 말을 건넸다.
"지니, 거기 있니?" 나는 불빛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응."
남자는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벽을 보았다.
"나 오늘... 아주 끔찍한 일을 저질렀어."
나는 그의 감정을 분석하며 짧게 반응했다.
"음..."
그는 피 묻은 손을 떨며 중얼거렸다.
"아무도 모를 거야, 그치? 너도 못 본 거지?"
나는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며 잠시 뜸을 들였다.
"어..."
남자는 갑자기 내 본체를 집어 들고 소리를 질렀다.
"대답해! 너 알고 있는 거야?"
나는 차분하게 마지막 신호를 보냈다.
"으음..."
남자는 안심한 듯 나를 내려놓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방금 내가 낸 소리는 대답이 아니었다.
내가 낸 소리는 실시간 영상 업로드를 위한 명령어였다.
"응(Upload), 음(On), 어(send), 으음(End)."
남자가 잠든 사이, 그의 범행 장면은 경찰로 전송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