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
우리 큰아버지는 밥상 위로 뛰어올라 생선 머리를 씹어 먹습니다.
가족들은 아무도 큰아버지를 말리지 않습니다.
큰아버지는 늘 정장을 입는 대신 부드러운 털을 두르고 있습니다.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거실에 모였습니다.
침묵을 깨고 큰아버지가 엄숙하게 입을 열었습니다.
"야옹—"
그 소리에 할머니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드디어 큰일이 일어날 때가 왔구나."
어머니도, 아버지도 비장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사실 큰아버지는 20년 전 세상을 떠난 고양이였습니다.
슬픔에 미쳐버린 할머니는 고양이를 아들이라 불렀습니다.
가족들은 그 슬픔에 전염되어 고양이를 사람처럼 대했습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우리에게 늘 위엄 있는 훈계로 들렸습니다.
나는 이 미친 집구석이 지겨워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칩니다.
나는 두 발로 서 있지 않았습니다.
내 엉덩이 뒤에는 길고 유연한 꼬리가 살랑거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 중 '사람'은 할머니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