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내 카메라에는 셔터 버튼이 없습니다.
대신 '내일'이라고 적힌 낡은 금색 레버가 달려 있습니다.
이 기묘한 기계로 사람을 찍으면, 그 사람의 내일 모습이 사진으로 나옵니다.
나는 매일 거리로 나가 슬픔에 잠긴 사람들을 찾아다닙니다.
공원 벤치에서 한 남자가 머리를 감싸 쥐고 울고 있었습니다.
그는 방금 소중한 직장을 잃은 것 같았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를 향해 레버를 당겼습니다.
잠시 후 나온 사진 속에서 그는 가족들과 케이크를 자르며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사진을 남자의 가방 옆에 몰래 두고 떠났습니다.
길모퉁이에서 아픈 강아지를 품에 안은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할머니의 눈동자는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인화된 사진 속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할머니의 얼굴을 핥고 있었습니다.
나는 할머니가 사진을 볼 수 있도록 우체통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따뜻할 것입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내일의 희망을 배달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문득 나의 내일이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큰 거울 앞에 서서 나 자신을 향해 카메라를 고정했습니다.
달칵, 레버를 당기자 사진 한 장이 천천히 미끄러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직 텅 빈 방 안에서, 내가 쓰던 카메라만이 스스로 빛을 내며 누군가의 내일을 찍고 있었습니다.
나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나는 사실 100년 전에 죽은 사진사였습니다.
하늘나라로 가기 전, 슬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오늘 마지막 사진을 남긴 나는,
이제야 비로소 빛이 되어 영원한 안식으로 사라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