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의 사냥

#012

by 이로


그녀는 해고를 통보받자마자 섬뜩할 정도로 환하게 웃었다.

집주인의 고함이 대저택을 뒤흔들었다.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채용된 지 고작 일주일.

그녀의 어설픈 요리와 허술한 청소는 그를 격분시켰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의 사과 없이, 싸늘하게 허리를 숙이며 마지막 인사를 던졌다.

이미 끝난 게임이었다.

짐 가방을 움켜쥔 채 대문을 나서는 그녀의 걸음은 가벼웠다.


일주일은 짧지 않았다.

오히려 완벽했다.

그녀는 청소 도구를 들고 다니며 집 안의 모든 잠금장치를 스캔했다.

고가 미술품의 위치를 파고들었고, 금고가 숨겨진 벽면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정원수로 위장한 CCTV의 사각지대, 가족들의 정확한 외출 시간, 경비원들의 순찰 주기까지. 모든 정보는 그녀의 머릿속에 정교한 설계도로 각인되어 있었다.


길 건너편 어둠 속에서 나타난 검은 승용차.

그녀가 다가가자마자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안에는 복면을 쓴 그림자들이 중화기를 손질하며 대기 중이었다.

그녀는 품속에서 복제한 마스터 보안 카드를 꺼내며 싸늘하게 읊조렸다.

"움직여. 모든 정보 파악 완료. 목표물은 우리 거야. 문 열고 행동 개시"

그러나 차 문은 다시 한번 더 닫히는 소리를 냈다.

육중한 잠금장치가 철컥이며 이중으로 걸렸다.

운전석의 남자가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은 얼음장 같았다.

"수고했어. 근데 정말 궁금한데, 네가 그 정보를 빼돌릴 때 주인의 눈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그녀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남자가 비웃듯 덧붙였다.

"그 저택의 집주인 말이야. 그가 우리를 고용했거든. 그는 네가 일주일 내내 뭘 했는지,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전부 지켜보고 있었어."

검은 승용차의 느릿하게 저택의 지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저택의 2층 창문에서 조금 전 그녀를 해고했던 집주인이 와인 잔을 든 채,

사라져 가는 자동차를 무표정한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차 문이 열렸다.

pic012.PNG

저택 주인이 와인 잔 대신 케이크를 들고 서 있었다.

"생일 축하해, 요원."

주인이 웃으며 말했다.

복면을 썼던 동료들이 폭죽을 터뜨렸다.

그녀의 임무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행복하게 울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파란색 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