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편 : 혼자라서 망한 초보 글쓰기 2

혼자 2 : 소설을 쓰다 샛길로 가버려 2탄

by 단단씨

2. 공무원문예대전에 도전 후 포기


제22회 공무원문예대전 소설 부문 입선. 아쉬웠지만 뽑혀서 천만다행이라 여겼다.

회색 도시의 비밀 입선 소감
글쓴이: 작가

끝까지 다듬지 못하고 응모했는데 좋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네요.
원래 이 글은 장편동화를 생각하고 쓴 글이라….
글쓰기는 인생과 같은 것 같아요. 참 쉽지 않고 어렵습니다!!!
심사위원님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주는 남편, 세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회색 도시의 비밀」은 우연한 교통사고로 세 아이가 무의식에 빠져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중심으로 쓴 내용이었다. 정확한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상상이 금지된 이곳도 저곳도 아닌 세계에서 빠져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소설이었다. 사형을 당해야 무의식에서 깰 수 있다고 여겨 고민 끝에 쓴 내용이었다. 이런 내용을 어떻게 쓰냐고 물어본다면? 불현듯 어떤 주제가 떠오르곤 하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입선에 만족해야 했는데, 또 주저앉았다. 그 뒤 소설은 쓰지 않았다.


회색 도시의 비밀
글쓴이: 작가

(중략)
“제가 퇴원할 때 서명하러 갔다가 W가 먼저 슬퍼하는 동생들한테 갔어요. 그때 동생들은 죽으면 아빠 곁으로 간다고 W가 알려줬다고 했어요. 분명 죽기 전 그렇게 말했어요.”
영수는 잠깐 멈춰 숨을 골랐다. 거짓말이 들통 나더라도 죽기밖에 더하리.
“단지 그게 상상을 해서 죽는 건지는 안 알려줬지만. 절대 규칙을 어기면 사형 당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지요. 동생들은 거기에서 힌트를 얻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W는 영수를 죽일 듯이 쏘아보며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절대 규칙을 강조한 건 확실하지만 죽으면 아빠 곁으로 간다는 저 녀석 말은 가짜라고요. 제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죠, 안 그래요?”
한사코 아니라고 하는 W와 틀림없다고 우기는 K110을 번갈아 보며 시장은 갈등에 빠졌다.
(중략)
“오빠, 근데 상상하지 말라는 이유가 뭔지 난 아직도 모르겠어.”
“상상이 전염돼서 그러지 않을까. 우리 상상이 도시를 변하게 했잖아. 내 말 맞지, 형?”
“상상은 사람을 살리는 거야. 우리들도 결국 이렇게 깨어났잖아.”
“어렵다, 어려워. 그런데 형은 무슨 상상을 해서 사형당한 거야?”
영훈이가 집요하게 알려달라고 졸라댔다.
“너희들이 한 상상보다는 못해. 그저 시청을 흉측한 귀신의 집으로 변신시켰어. 그리고 병원은……. 저기 아빠 온다. 나중에 이야기해!”
“형, 이야기를 도중에 그만두면 어떡해? 끝까지 말해봐, 응!”
“궁금하지? 궁금해 죽겠지? 안 알려주지!”
영수는 잔뜩 약을 올리며 이리저리 도망 다녔다. 두 동생은 죽으라고 뛰면서 한사코 영수를 붙잡으려 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본 아빠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여보, 고마워. 아이들을 돌려줘서.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거야.”


초보가 전문 작가를 흉내내다 머리가 터질 판이었다. 후일에 알았는데 전문 작가들도 무수한 퇴고 과정을 거친다는 거를 알게 되었다. 그러니 과거의 나는 얼마나 미숙하고 어리석었는지 안 봐도 뻔하지 않은가.

어린 시절, 『작은 아씨들』을 읽을 땐 다락방에서 사과를 베어 물며 소설을 쓰고 싶었다. 글로 마음을 훔치며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때론 골탕 먹이고도 싶었다. 그러나 살면서 글 쓰기에 재능이 없던 나는 조금씩 꿈과 멀어지며 현실과는 가까워져야만 했다. 한쪽 발은 과거에 한쪽 발은 미래에 걸치며 저울질하듯 살아가는 나를 숨을 못 쉬게 옭아매는 이 답답함은 무엇일까. 태양의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행성처럼 결국 제자리걸음 하면서 쓰기를 멈춰야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이 보면 배부른 고민이라 하겠지만 꺾이는 꿈들과 멀어져야 하는 나는 절절했다.


중년이 된 지금까지도 한 번씩 머릿속을 스치는 물음표가 커지면 글을 써야 직성이 풀렸다. 정작 나도 그 이유를 모른다. 다만 과거에는 글에서 도망쳤는데 이제는 도망치지 않으려 한다. 더 이상의 후회는 필요 없다. 이제 뭐든 써보겠다는 굳은 맹세를 나 자신과 약속한다.

요즘 내가 고민하는 글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지내는 보통 하루와 관련된 글을 쓰고 싶다. 에세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재미 없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삶이 변화무쌍한 조명, 노래, 춤이 어울리는 뮤지컬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다.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끌고 가지 않나, 그래서 행복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 진솔한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쓰고 싶은 예비 작가들도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많은 생각에 잠기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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