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장단점이 확실한 실내를 자세히 살펴본 소감
최근 기아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를 반나절에 걸쳐 짧고 굵게 시승했다.
분량상 문제로 외관, 실내, 시승기까지 총 3편에 걸쳐 자세히 다뤄볼 생각이다. 1편에서 외관을 살펴봤고, 2편에서는 신형 니로의 실내를 자세히 살펴본 소감을 전한다.
시작에 앞서 필자가 만난 신형 니로는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에 엣지 패키지가 빠진 사실상 풀 옵션 모델. 기본형 및 하위 트림과의 사양 차이가 클 수 있음을 알린다.
신형 니로의 실내는 최근 출시한 기아 신차답게 간결하면서도 디스플레이 위주로 완전히 새로워졌다.
마치 요구르트 뚜껑을 뜯은 모습의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고, 높이를 낮춘 대시보드는 실내 개방감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대시보드 우측에 있는 광섬유를 떠올리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디스플레이 설정을 통해 다양한 색상 설정이 가능하다.
기존 7인치 LCD가 적용됐었던 계기판은 10.25인치로 크기를 한층 키웠고,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구형 중 후기형과 같은 구성이다. 한편, 커버가 없는 센터 스택은 구형 대비 한층 넓은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구형의 부츠 타입 기어노브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로 대체됐다.
한편, 전자식 변속 다이얼 좌우에 열선 · 통풍 시트, 오토 홀드, 후방 카메라 등 편의사양을 켜고 끌 수 있는 버튼을 배치했다. 덕분에 구형 대비 버튼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버튼 배열 자체가 새로워졌다. 스티어링 휠은 좌측 오디오, 우측 능동형 안전사양 조작 버튼 위치가 정반대로 바뀌었다.
특히 터치 한 번으로 오디오와 공조장치를 한곳에서 조작할 수 있게 만든 터치패널을 만든 건 브랜드 최초의 시도이고, 상당히 획기적이라고 느꼈다. 아무래도 기존 기아자동차를 타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 방식이 조금 낯설긴 했지만, 달라진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실내 소재도 새로워졌다. 구형 니로가 가격에 맞는 무난한 소재를 적용해왔다면, 신형 니로는 흐름을 따르며 눈에 띄는 친환경 소재를 곳곳에 더했다.
크래시 패드와 도어트림 암레스트에 독특한 패턴의 직물 소재를 적용했고, 대시보드 하단은 표면이 살짝 패인 독특한 우드 룩 소재로 마감했다.
바이오 인조가죽시트는 유칼립투스 잎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졌으며, 실내 천장을 의미하는 헤드라이닝도 PET 리사이클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한편, 기아의 블랙 하이그로시 사랑은 더욱 진해졌다.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테두리, 센터페시아, 전자식 변속 다이얼 주위가 블랙 하이그로시로 완전히 도배됐다.
심지어 앞 좌석 도어트림은 절반가량이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됐다! 개인적으로 블랙 하이그로시는 다다익해라 생각한다. 빛에 번쩍이고, 스크래치에 약하기 때문.
특히 윈도우 버튼 주위에 새롭게 적용된 BTX 프리 페인트도 내구성이 걱정스러웠다. 통상적으로 내구성이 좋지 않다고 느껴지는 마감을 사용 빈도가 높은 곳에 적용하다니. 너무 섣부른 결정 아니었을까?
10.25인치 계기판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된 디스플레이 구성상 베젤이 크게 부각되는 건 아쉽지만, 사용 과정에서 아쉬움을 느낄 순 없었다. 계기판 UI는 다른 기아차와 같다. 전체 라인업 중에서 비교적 하위 차종인 신형 니로 입장에선 상당히 이득일 터.
전체적인 구성은 똑같지만, 일부 그래픽만 신형 니로에 맞게 재조정됐다. 문 열림 상태 및 능동형 안전사양 그래픽은 단조롭지만, 위 사진에 있는 에너지 효율 그래픽의 경우 차체 형상과 휠 그래픽이 정밀하게 재현돼 있어 보기에 좋았다.
앞 좌석은 구형보다 한층 여유로워졌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정말 남아돈다. 기아에 따르면, 구형 대비 헤드룸은 10mm 넓어졌고, 되려 레그룸은 6mm 작아졌다고. 작아졌다고는 하지만, 그 차이를 느끼는 건 사람으로서 불가능한 일.
슬림한 헤드레스트가 적용된 앞 좌석은 확실히 달라 보이지만, 정작 앉았을 때 느껴지는 착좌감은 구형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푹신함보다는 미세하게 딱딱하게 느껴지는 편이다. 물론 니로를 탔던 기억이 까마득한 것도 있을 것.
도어트림의 변화도 크다. 구형은 도어트림 형상이 심플하고, 각종 버튼과 암레스트 위치가 수평 형태로 적용됐었다. 반면 신형 니로는 버튼 위치가 탑승자 쪽으로 기울어진 형태로 바뀌었고, 암레스트 부위가 더 짧아졌다.
손을 기대는 측면에서는 구형이 더 편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운전하는 과정에서 다루기 쉬운 쪽은 신형 쪽이다. 손을 더 뻗지 않고, 버튼을 조작할 수 있기 때문. 그나저나 저 블랙 하이그로시, 보면 볼수록 너무 과하다.
뒷좌석은 차 크기가 커지고, 슬림한 시트를 적용하면서 확실히 넓어졌다. 기아에 따르면, 헤드룸 12mm, 레그룸 61mm가 더 늘었다. 평균 신장의 성인 남성이 타기에 충분한 공간. 뒷좌석은 기본적으로 누워 있고, 조절 범위가 6도 뿐이지만 리클라이닝 기능도 나름 지원한다.
문제는 누워있는 이 뒷좌석 각도 때문에 묘하게 불편하게 느껴진다. 정자세로 앉는 것 같지도 않고, 누운 것 같지도 않은 정말 묘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지금 구성보다는 뒷좌석 등받이를 더 세우고, 리클라이닝 각도 조절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만드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신형 니로는 뒷좌석 편의사양을 정말 알뜰하게 챙겼다. 물론 선택 트림 및 옵션 선택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지만, 1열 시트백 C타입 USB 단자와 220V 인버터, 2열 에어벤트, 2열 센터 암레스트, 열선시트 등이 적용된다.
한편, 앞 좌석 도어트림과 달리 뒷 좌석 도어트림은 수평에 가깝게 마무리됐다. 특히 구형에 적용되지 않았던 전 좌석 파워 윈도우는 옵션으로 적용 가능하다. 정말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있다 없으면 세상 불편해지는 편의사양 중 하나라 생각한다.
앞서 말한대로 리사이클 소재가 적용된 헤드라이닝은 보편적인 차에 적용된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약간 사용감이 있는 스펀지를 보는 것 같았다.
LED 실내등은 콘솔 부위에 LED 조명이 바 형태로 점등되며, 좌우 조명은 터치 방식으로 켜고 끌 수 있다. 생김새, 작동 방식을 보면 K8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듯.
반면 선바이저 조명은 할로겐 방식. 기아에서는 현재 준대형 세단 이하 차급에 한해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텔레스코픽 조절 범위가 짧게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은 정말 아쉬웠다. 필자는 운전 자세를 잡을 때 스티어링 휠을 최대한 길게 빼고 등받이를 세우는 편인데, 자세가 아예 안 나오더라. 다른 기아차를 탔을 때는 딱히 거슬리지 않던 부분인데, 유독 신형 니로가 그랬다.
해당 기능 작동 시에 스티어링 휠을 계기판에 가깝게 붙이면 대시보드에 파묻히는 것 같았다. 조절 범위만 놓고 본다면 다른 차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전하는 과정에서 유독 신형 니로만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상당히 궁금해졌다. 혹시 이유 아시는 분?
신형 니로에는 HUD가 새롭게 추가됐다. 여기에는 2가지 특이점이 있다. 먼저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 등 작은 차에 적용해 왔던 컴바이너 타입 HUD가 보편적인 HUD인 윈드실드 타입 HUD가 적용됐다. 특히 한 체급 위인 스포티지에 HUD가 아예 없다는 점도 신기한 점. 나름 하극상인 셈이다.
10인치 화면을 통해 확인 가능한 정보는 시동을 켜고 껐을 때 웰컴, 굿바이 애니메이션과 내비게이션 경로, 능동형 안전사양 정도. 날이 밝힌 상황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점이 좋았다. 다만 그래픽의 선명도는 사진에 나온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 전반적으로 희미해 보였다.
신형 니로의 오디오 사양은 2가지다. 6스피커가 기본, 하만 카돈 사운드 옵션 선택 시 8스피커, 외장앰프가 포함된 오디오가 적용된다. 하만 카돈 사운드는 적어도 구형에 적용됐던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보다 더 좋게 느껴졌다.
다만 구형과 신형간의 차이가 극적이진 않고, 이퀄라이저를 입맛에 맞게 건드려야 들어줄 만한 소리를 내는 것도 같다. 저음과 중음이 부각되는 편이고, 고음은 이퀄라이저를 끝까지 올려도 두드러지진 않는다. 물론 60만원의 가치를 하는지는 의문.
신형 니로의 수납공간은 센터 스택과 글로브 박스, 사진에 없지만 스마트폰 무선충전기가 위치한 센터페시아 하단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개방된 센터 스택 때문에 센터 콘솔 용량이 협소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 칸막이를 상황에 따라 뺄 수 있기 때문에 실용성은 훨씬 더 좋아졌다.
센터 스택 컵 홀더는 사용 유무에 따라 컵 홀더를 여닫을 수 있게 했다. 모닝에 처음 적용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로 정말 잘 쓰고 있는 듯.
지금까지 신형 니로 실내에 대해 살펴봤다.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 리뷰는 시승기 편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