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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에너지 옥랑 Feb 22. 2024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오신나에세이클럽 글쓰기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공감하는 것. 은유 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이 그랬다. 그녀는 글을 쓰는 것은 나를 대면하고 나 자신의 언어로 삶을 살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삶에 관대해질 것, 상황에 솔직해질 것, 묘사에 구체적일 것. 그녀의 이야기대로라면, 아니 사실 글을 쓰다 보면, 삶에 관대해진다. 내 경우가 그랬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삶의 모든 방식에 대해 관대해졌고, 어떠한 갈등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됐다.  

   

 “글 쓰는 일이 작가나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소수의 권력이 아니라 자기 삶을 돌아보고 사람답게 살려는 사람이 선택하는 최소한의 권리이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자신만의 언어로 내 삶을 나타낼 때, 진실한 언어로 나의 삶을 드러날 때, 내 삶이 ‘고유’라는 언어로 재탄생되는 게 아닐까?     


  글을 쓰면서 안 좋은 버릇이 하나 생겼다. ‘자기검열’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썼을 때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그냥’ 썼다. 하지만 글에 대해 조금씩 배우고 글을 써가면서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마음’과 함께 ‘자기검열’이 훅하고 들어왔다. 은유 작가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말한다. 글쓰기 초기 과정은 ‘질’보다 ‘양’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나 자신을 인정할 것.

   이성복 시인의 글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나보다 더 잘 쓸 수도 없고 더 못 쓸 수도 없다." 은유 작가는 이를 풀어서 이렇게 설명한다. “나의 역능만큼 써진다는 진리. 글쓰기에 요행은 없다. 요행처럼 보이는 일만 있을 뿐”이라고. 꼭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노력 없이 글을 잘 쓰려는 요행을 기대하지 말 것.     

  결국,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부단한 노력과 연습이 동반되어야 한다. 삶에 관대하여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볼 줄 아는 것. 상황에 솔직하여 진실하게 쓸 것. 그리고 기억을 복구하여 묘사에 구체적일 것. 이런 바탕 아래 부단히 읽고 쓰는 연습을 할 것.       


 읽는 책에 대해서도 은유 작가는 말한다. 술술 넘어가는, 읽기 좋고 쉬운 책이 아닌, 다소 어렵더라도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실천하지 못하는 내가 떠올라 따끔했다. 사실 내가 그동안 많이 읽었던 책들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고전'이나 '명작'에 대해서는 어려운 책으로 치부해 버렸다. 하지만 우리가 좋을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책을 통해 글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세상에 대해 통찰을 키우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어려운 책을 깊이 있게 읽어내고 그에 대해 심오하게 생각하고 나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과정. 그 과정을 통해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마음의 넓이가 넓어지고 삶을 살아낼 때 조금 더 '고유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음으로써 올해 조금 더 어려운 책을 읽어보려는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부단한 노력을 해보려 한다. 더불어 제정신으로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글을 통해 느껴가고 싶다.

 "고유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때 사회적 서정이 높아지고, 타자를 이해하는 감수성이 길러지지 않을까. 그러면 온갖 끔찍하고 야만적인 갑질 사건이 잦아드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121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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