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두려움 앞에 있는 것은 생각보다 별 것 아닐 수도
월요일.
단어 하나로도 무척이나 강한 임팩트를 주는 그것. 분명 달력에는 검은색 글씨로 쓰여 있건만, 주변에는 붉은 조명이 그 글씨를 비추는 듯하다. "경고. 두려움. 위험, " 그 모든 것을 동반하는 혼란스러운 감정의 시발점이기 때문일까,
어제는 자기 직전까지도 다음날 회사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금요일에 나 몰라라 하고 도망친 업무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말 좀 똑바로 하라며 나를 혼냈던 팀장님이 보기 껄끄러워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도망친 일에 대해서는 계속 마음이 쓰여 결국 주말에 일을 미리 해두었고, 팀장님께는 허허실실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로 대충 갈무리를 지었다.
이 정도면 사실 내가 걱정하던 모든 것은 1차적으로 정돈이 된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다음 날 회사를 간다는 사실은 나를 패닉으로 밀어 넣기 충분했다. 몸을 밤새 뒤척이며, 졸린 눈을 억지로 뜨이며, 미뤄지지 않는 월요일을 부정하던 그 밤을 기억한다.
하지만, 전날 고통스러워 몸부림쳤던 것이 무색하게도 나는 꽤나 개운한 수면을 취했고, 덤덤하게 출근 준비를 했다. 평소보다 회사에 일찍 도착했고, 의자에 앉자마자 내가 불안해하던 요소들을 하나씩 쳐냈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었고, 이왕 보고 드리는 김에 팀장님으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사전 보고 메일을 무척이나 신경 써서 보냈다. 그러다 보니 또, 3시였고, 미팅에 들어가 열심히 개선안을 제안했다. 개선안으로 제안했던 결과물도 꽤 만족스러웠다.
월요일을 되돌아보니, 내가 걱정하던 것들은 의외로 순탄하게 지나갔다. 일요일 밤 회사 가기 싫어 몸부림치던 내 에너지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생각해 보면 월요일로부터의 도망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시간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떤 감정으로 보낼 것인지는 인간이, 내가, 정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월요일이 두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두려운 감정 역시 실체가 없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빠르게 지나가서 정체불명의 두려움을 마주하지 못한 것인지, 두렵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인지는 조금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두려운 생각이나 걱정, 불안 앞에 있는 것은 의외로 별 것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월요일이 없어진다면, 어차피 화요일이 월요일을 대체하게 될 텐데, 다른 요일을 위해 악역을 자처하는 월요일이 어찌 보면 참 기특하다. 그러나 말이다. 너의 노고는 알지만, 그래도 너무 자주 보지는 말자. 나에게 조금 더 느리게 다가와 주길, 그 앞에 있는 것이 의외로 별 것 아니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