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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Jun 17. 2024

<절제의 성공학>을 읽고

소박한 생활을 향해

 미즈노 남보쿠의 <절제의 성공학>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유명한 관상가인 미즈노 남보쿠에게 누군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양한 사람이 자기 인생의 문제를 가지고 와서 상담을 하는데, 대부분은 성공과 돈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미즈노 남보쿠의 대부분의 답변은 소박하고 규칙적인 식습관, 사람과 만물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였다. 


 "저는 여러 방면에 재능이 뛰어납니다. 어느 정도는 먹고살고 있지만, 성공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수준입니다. 어떻게 해야 성공할까요? "


 "재능이 많으면 어느 한 가지에 집중을 하지 어렵습니다. 절제된 식습관과 한 가지 분야에 깊이 파고들면 분명 성공할 것입니다."


 책 내용 그대로는 아니지만, 얼추 비슷한 내용이다. 이 사람의 모습이 나와 같았기 때문에 기억에 남았다. 나는 저 사람처럼 여러 방면에 재주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방면에 관심이 있고, 이것저것 옮겨다니기가 일쑤라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한다는 점이 비슷했다. 싫증을 쉽게 느끼고, 금방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친 듯이 파고들 땐 파고드는데, 그런 때는 동기가 명확할 때였다. 돈을 급하게 벌어야 한다든지 하는 때. 


 <슈퍼 노멀>에서도 작가는 말했었다. 모든 일에는 운으로 결정되는 영역이 있고,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영역이 있어서,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영역은 무조건 헌신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운으로 결정되는 영역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부분이라 여러 번 많이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했었다. 


 그러니까 목표, 동기 유발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그 목표를 향해 일관된 방향성과 꾸준한 노력과 헌신이 필수인 거다. 과연 나는 그걸 할 수 있을까.


 일단 방향성은 지금도 헤매고 있는데, 어느 하나로 정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나이 사십 대 중반이 되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여전히 우습지만, 지난번 읽었던 책에서 저자는 사십 대부터 인생의 방향성을 정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었다. 그러니 내가 이러고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위안을 삼고, 방향성을 열심히 정해 봐야 한다. 누가 뭐라 하든. 때로는 나 자신에게도 내가 우스워 보일지라도.


  어제는 오랜만에 사주 유튜브를 들여다보고 공부를 했다. 나의 네 자녀의 사주를 비교해 보며, 앞으로 펼쳐질 그 아이의 인생을 그려보았다. 모든 사주에는 길과 흉이 있고, 그것조차 해석이 달라질 수 있지만, 내 아이의 사주에 흉이 있는 걸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결국엔 나처럼 현침살을 갖고 있고, 양인살도 있어서 의료계나 교육, 복지 계열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가슴 아픈 건, 아이들의 배우자의 모습이었다. 왜 그렇게들 다들 안 좋게 나오는지. 평탄하고 행보한 관계의 부부는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보면, 결국엔 모든 사람들이 자기 팔자가 안 좋은 부분이 있고, 그래서 미즈노 남보쿠 말처럼 절제된 생활을 하는 수밖에는 없겠다. 자기 운명의 길을 조금이라도 평탄하게 만들고자 한다면 말이다. 


 절제되고 규칙적인 식습관도 쉽지 않지만, 사람과 만물을 소중하게 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제는 아무렇게나 던져둔 이불 빨래를 다시 예쁘게 개켜놓았다. 바닥에 떨어진 동전도 주워서 가지런히 올려두었고,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어질러 둔 책상도 살짝 정리를 해 두었다. 식사 후 설거지도 바로 했고. 뿌듯한 느낌이 기분 좋았다. 


 아침에 믹스커피 한 잔은 포기할 수 없지만, 소박하고 절제된 생활은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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