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이 내 팔을 감으며 물었다.
많이 아팠니
아니, 나는 괜찮아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무더운 공기가 내 어깨에 내려앉으며 물었다.
많이 고단했니
아니, 나는 괜찮아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의 괜찮음이 나의 괜찮음이다
바람이 가고 오는 것처럼
사람이 가고 오는 것이
그 자리에서 바람을 맞고 사람을 맞이하는 것이
너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뜻하게 맞잡은 손바닥의 체온이
마음의 온도를 높이고
갈라진 틈을 채우고
흘러 흘러
뜨거운 강물이
되고.
이제는 다시 돌아온
차가운 밤
소스라치게 어두운 바람이
나에게 묻는다
괜찮니
응 나는 괜찮아
암흑에 갇힌 내 얼굴
온 세상을 끌어안고 잠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