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향기 Oct 23. 2023

멈춤의 시간

명상이 필요한 이유

  어제는 나의 일주를 검색하며 마음을 달랬다. 일주는 나의 사주 중에서 태어난 날을 가리킨다. 태어난 연도를 연주, 태어난 달을 월주, 태어난 일을 일주라고 하는데, 나는 일주가 신미다. 유튜브에 보면 관련된 영상들이 여러 개 있어서 열심히 검색을 해 보았다. 비슷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아닌 것은 아닌게 아니라 알고보면 내가 아직 깨닫지 못한 나의 모습인 걸까? 아무튼 검색을 하며 내 인생을 생각해 보니, 좋은 것도 있고, 안 좋은 것도 있고,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철학관이나 점집을 찾아가는가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는 내가 명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남편이 반대를 해서 계속 하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남들 보기는 좀 그러니깐. 이해는 한다. 


 그런데 평범한 길을 가는 건 나에게 맞지 않다. 내 사주에는 인성이 있는데, 정인이 아니고 편인이다. 정인은 일반적인 것인데, 편인은 좀 치우쳐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반적이지 않은 것, 남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많고, 부정적인 생각이 다른 사람보다 많이 떠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렇구나. 또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나아갔다. 좀 이상한(?) 생각도 많이 하는 게 그래서 그런 거였다. 한 때는 발명을 하겠다고 이런 저런 발명 아이디어를 아이들에게 얘기했더니, 아이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엄마가 발명가야?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 그랬었다. 그래도 좀 유별나긴 하다. 


 재물보다는 명예를 추구하고, 또 그래야 한단다. 바르게 사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니겠나? 바르게 재물을 모으는 건 괜찮으니까. 부정적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런데 난 명예보다는 실속이 좋은데. 


 이렇게 사주를 보고 누가 나에 대한 얘기를 조목조목 들려주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성향이 이래서 이런 일이 맞고, 이런 어려움을 겪을 거고, 그래서 이런 걸 조심해야 하고. 누가 나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상세하게 얘기해주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될 것 같은 거다. 왜냐하면 요즘은 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 가지는 게 어려운 세상이니까. 다들 너무 바쁘다. 나도 그렇다. 항상 너무 바빠서 글을 읽어도 후다닥, 밥을 해도 후다닥, 일 처리도 후다닥, 매일 막 달려간다. 가끔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주위를 살필 겨를이 없다. 


 차분히 나를 생각하는 시간. 내가 호흡하는 것을 느끼고, 얼굴에 닿는 공기의 온도를 느끼고, 바람을 느끼고, 가만히 들리는 작은 소리를 듣는 것, 멈춤의 지혜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현대인에게 명상이 유행인가보다. 도무지 쉬지를 않고 멈추질 않으니까. 명상이라도 해서 멈추어 가라는 거다. 잠을 잘 때 쉬고 멈추는 것 아닌가? 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지만, 그 때에도 잠들기 전 생각들이 자는 중에도 이어진다고 들었다. 뇌는 쉬지 않고 열일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멈춤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거다. 나를 생각하는 시간.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는 시간. 


 나는 글 쓰는 시간이 그렇다. 이 일부터 해야 중요한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다.  

 

작가의 이전글 월요일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