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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Dec 01. 2023

남편이 주식을 크게 잃었다

도박은 안 된다

 어제  큰 돈을 벌었다고 기뻐했던 남편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번 돈의 몇 배를 잃었다고 한다. 허 참. 불길한 예감 때문에 내가 기쁘지 않았던 걸까. 

 사주를 보면, 횡재수는 남편보다 나에게 더 있다. 편재가 있어서. 그것도 가능성일 뿐이지만. 어쨌거나 남편보다는 내가 낫다는 뜻인데. 남편을 말렸어야 했나. 


 처음에 남편이 주식을 한다고 했을 때,  내 마음은 그랬다. 자기가 번 돈 가지고 한다는데, 설령 그 돈을 다 잃더라도 어쩌겠나 싶은 심정으로 그냥 지켜보았다. 뭐, 내가 하지 말라했어도 듣지도 않았겠지만. 그것도 그 사람 인생 아닌가. 


 나는 무감각한 사람이라 그게 되는 걸까. 남편은 주식을 하면서 정말 재밌게 했다. 짬을 내어 열심히 공부하고, 방송도 듣고, 이득을 보기도 하고, 손실이 나기도 하고 그랬다. 이득이 날 때는 어찌나 기뻐하던지 그 모습을 보는게 참 행복했다. 저 사람을 만나고 그런 모습을 본 게 몇 번 없어서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남편은 손실을 힘들어했다. 당연한 거지만, 단기간에 돈을 벌려면 단기간에 돈을 잃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돈을 벌기만 하고 싶었겠지만, 손실을 봤을 때는 이런 일도 예상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도 되었다. 


 나는 괜찮다고, 당신도 배우는 과정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 사람이 얼마나 마음이 무너져서 또 나를 괴롭힐지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마음이 힘들고 화가 나면, 내 탓을 시작할 것이다. 자기 마음이 너무 아프니까. 그런데 나도 당하는 입장에서 무척 아프다. 정신차리고 나면 진심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의 진심이 나오는 거다. 


 이렇게 또 걱정 근심을 안고, 아이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예민하게 잔소리를 좀 하고, 또 미안함을 안고, 출근을 했다. 


 하, 너무 힘들다. 그래, 돈은 잃을 수 있다. 그런데 앞으로 닥칠 이 폭풍은 어찌 또 감당할 것인가. 너무 심하진 않겠지? 견딜 만 하겠지? 


 마음을 잘 다스리자. 내가 버티고 있어야 한다. 생각보다 괜찮을 거다. 실수해도 괜찮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된다. 그러면 된다. 마음을 가라앉혀 보자.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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