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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Mar 22. 2024

말 한마디의 힘

행복을 가져다준다

 글쓰기는 치유의 과정이 분명하지만, 실질적인 치료는 결국 사람을 통해서가 아닐까. 


 나를 생각해 주는 듯한 학생의 말 한마디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침부터 마음이 괜히 불편하고 예민해져서 어서 브런치에 글 쓰러 가야지 했는데, 결국 일에 밀려서 글도 못 썼다.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지나가는 학생의 말 한마디로 다 풀려 버렸다. 


 나처럼 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나처럼 여자친구들보다는 남자친구들과 잘 어울렸던 사람이 결혼을 하고 나면 친구가 현저히 없어지고 거기다 이사까지 여러 번 하고 나면 남는 친구가 별로 없다. 그래서 수업시간에도 나는 학생들을 향해 넋두리를 하며 너희가 내 친구 같다고 말을 한다. 편견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학생들, 그리고 스쳐 지나가듯 내 이야기를 담아두지 않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마음이 더 편하다. 


 결국 해결책은 사람이 아닐까. 사람에게 상처받고, 나 자신에게도 상처받은 것을 혼자 회복해 보려고 발버둥 치지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사람을 통해서인 듯하다. 그 방식이 나 같은 사람에게는 갑갑하고 불편하기 이를 데 없지만, 혼자서는 해결이 시원하지 않은 그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따뜻한 말 한마디라면, 그저 말 한마디만 하면 된다면, 어쩜 가장 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미소 하나로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니까. 


 마음이 따뜻해진 김에 다 용서해 주자. 나를 괴롭게 한 사람도, 나를 괴롭게 한 일들도 다 흘려보내주자. 그리고 새롭게 산뜻한 마음으로 이 주말을 맞이하자. 


 나에게 착한 말 한마디 해 준 그 학생은 나에게 이런 영향을 준 것도 모르고 있을 거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그래서 나도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야겠다. 우리 남편도 한번 안아주고, 우리 아이들도 엉덩이 토닥토닥해 주고 고양이들도 쓰다듬어줘야겠다. 이렇게 그냥 조금만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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