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어제 내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했다. 작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남편 말은 어쩌면 엔진을 교체해야 할지도 모른단다. 그래서 자동차공업사에 차를 넣어 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속상한 마음을 느낄 새 없이, 이 일로 남편이 얼마나 힘들어할지가 걱정이 됐다. 그래서 재빨리 말했다. 우리에게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런 일이 있나보다고. 다행히 별 말은 없었고, 식사를 잘 하고 돌아왔다. 불쾌한 감정, 속상한 감정을 털어놓게 하고, 그리고 나서 이런 말을 했어야 했을까. 감정을 묻어두고 억압하면 결국 더 커져서 올라오는 것 같던데, 잘못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편은 꽤 괜찮은 상태다. 아직 견적을 못 들어서 그럴 수도 있긴 하다. 견적을 듣고 나면, 어떤 감정이 더 올라올지 모른다. 나도 그렇고. 속상한 마음이지만, 아직 최악의 성적표를 받지는 않은 상태라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살다보면,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갑작스런 일들이 생기곤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요동치고, 일상이 흔들리면 안 되는데, 사실 좀 그렇게 되곤 한다. 어떻게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고통스런 마음을 잘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 책의 저자는 명상과 호흡법, 지켜보기 등으로 고통을 극복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저자는 고통을 불합리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당연히 지나가야 하는 과정으로 여기면 좀 낫다고도 말했다.
나는 감정이 무딘 편이라서 마음의 고통은 남편보다 크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도 속상하긴 속상하다. 하지만 잠시 뒤에 드는 생각은 이것은 거쳐가는 하나의 과정이며, 이 과정 뒤에는 뭔가 좋은 선물이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지금 한 가지 기도제목으로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님이 어떻게 이루어주실지 전혀 모른다. 그런데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믿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선물을 보게 될 것이다.
믿음의 크기만큼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기적은 믿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거라고 본다. 그런데 알고보면 기적이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뿐. 사실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정말 신비한 일이지 않은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보이지 않는 속에서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말이다. 그러다가 어쩌다가 우리 눈에도 그 변화가 보이면 우리는 깜짝 놀라는 거다. 우째 이런 일이, 이러면서.
그래서 세상이 재밌는 건가 싶다. 인생이 재밌고. 사실은 힘들지만, 어떻게 보면 또 재밌다. 야근하고 돌아올 때는 눈물이 나지만, 또 눈물 닦고 나면 눈앞에 펼쳐지는 일들에 웃음이 나고, 또 그렇게 하루를 산다.
맛있는 거 먹고, 아이들하고 웃고 떠들고, 티비 프로 보면서 웃고, 책 읽으면서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집에 가야 하니까 시간이 좀 많이 걸리겠지만, 집에 도착하면 한숨 돌릴 것이다. 오늘도 수고많았어, 라고 나에게 말해 주면 오늘 하루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