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생들 틈바구니에 있다 보니
나의 정체성과 경쟁력은 감각과 스킬보다는 오히려 사고력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나의 흥미는 온통 문제해결의 디자인으로 향하고 있었다.
UX/UI 혹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커리어 로드를 탔을 때 가장 고민했던 건 “그래서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였습니다. UI디자인? 프로토타입? 리서치? 통계/분석? 이 모든 걸 다 해보려 노력하던 시절도 있었고요. 이런 질문에 괜찮은 답이 될 것 같은 책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짧지 않은 글이지만 주니어분들이 끝까지 봐주신다면 분명 새로운 시각을 얻을 거라 확신합니다.
UX에 입문하려면 처음에 칼을 날카롭게 갈아야 합니다. 목표를 구체화하고 뾰족하게 파고들어야 하죠. 나 자신이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시각디자인의 미련을 풀고 싶은 것인지 논리적인 문제해결사가 되기를 원하는 것인지. 전자의 경우라면 UX가 아닌 그래픽 분야로 길을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방위로 준비하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디자인, 코딩, 기획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식의 늪에 빠져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 바빠지죠. 이 책의 작가는 아래의 생각의 방향을 추천합니다.
기획, 디자인, 개발, 데이터를 두루 공부하되 1년 후에는 취업을 해야 하므로 실무에서 더욱 필요한 내용들, 즉 UI디자인, UI설계 및 구축등을 중점적으로 공부할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자동차 분야위주로 UX/UI포트폴리오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진심으로 UX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실무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공부합니다. 조급하지 않고 차분히 간절하게 쌓아가야 해요. 조급함과 간절함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그 결이 다릅니다. 전자는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 없어도 서두르는 것인 데 반해, 후자는 그게 아니면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은 마음이죠. 전체를 다 다룰 수없기에 정말 필요한 분야로만 좁혀 생각해야 합니다.
저 또한 지식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댄 경험이 있습니다. 데이터에 관심이 생겨 통계와 분석을 공부하기도 했고 웹퍼블리싱을 위해 코딩도 깨작였죠.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하루종일 영어만 파기도 했습니다. 가야 할 목적지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지만 큰 줄기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 옆에 작게 펼쳐진 가지에만 몰두했죠.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길을 잡고 뭐라도 만들어봐야겠습니다. 그 후에야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무언가를 정한다는 건 나머지를 내려놓는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학생이라면 금전적으로, 직장인이라면 시간적으로 충분한 상황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죠. IT업계에 발을 들였다면 작가주의적인 성향을 버리고 철저하게 시장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이제 좀 더 날카롭고 목적지향적인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아래 질문의 답을 내리며 한 가지 결단을 내려봐요. 나머지 것들은 다 내려놓고 함께 나아가요.
“여러분에게 눈앞에 닥친 큰 줄기는 무엇인가요?”
변민수 - UX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