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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는 마라톤을 못한다고 해서 슬퍼하지 않는다.

역할과 책임에 대하여.

by 이태현
11일은 서울디자인창업센터의 마감일이다. 정부지원사업 계획서를 처음 써보고 이것저것 일도 벌여놓은 상태다. 스트레스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재정비가 필요하지만...

자빠져있을 순 없다. Role and Responsibilities 내가 맡은 역할은 모든 책임을 가지고 가는 자리니까. 작은 단위로 쪼개서 이 문제들을 해결해 보자.


PROBLEM

중요도 순으로 보자면 지금 이 스트레스의 상황은 크게 4가지다.

1. 내가 원하는 퀄리티로 이 프로젝트를 마감하지 못한다.

2. 사업도 해야 하고 강연도 다녀야 하니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다.

3. 상상랜드에 갇히고 행복한 미래만 그리며 가설을 검증하지 않는다.


SOLUSION

분명 해결할 수 있다. 이건 문제보단 계단에 가깝다. 올라가면 근육이 붙고 단단해진다. 각각의 해결책을 내보자.

1. 마감일과 퀄리티 : 퀄리티가 나오든 안 나오든 내야 한다. 기본기능에만 집중해서 굴러가게만 하면 된다. 누구도 나에게 완전한 제품을 만들어내라 하지 않았다. 내 꿈은 로켓이지만 지금은 앞으로 굴러가는 킥보드라도 만든다. 결승점에 가보면 새로운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2. 사업과 강연 : 사업을 운영할 자금이 없는데 강연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자. 이렇게라도 벌어와야 한다. 적당히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는 거지처럼 일 할 수 있지만 나를 따라와 주는 팀원에게도 그걸 강요하는 건 폭력이다. 돈을 벌어야 한다. 내 사업을 내 팀원을 붙잡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이 필요하다.

3. 상상랜드 : 점점 일이 지체되고 있다. 내가 얼마나 겁쟁이인지 깨닫는다. 아이디어를 선보이기 무서웠고 마감일이 코앞인데 또 피봇을 감행했다. 근데 뭐 어쩌라고? 과정이 얼마나 혼돈이었든 간에 결승에 도달하면 된다. 도착선을 밟지 못하는 건 문제지만 가는 과정은 구르든 기든 상관없다. 11일까지 MVP를 완성하고 검증을 시작한 내 모습만 끌어당긴다.



최근에 “인피니트 게임”을 읽고 무한게임적인 마인드로 살지 않으면 결국 후회하게 될까?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것에 대한 답변을 이제야 내릴 수 있겠다. “NO”


태어나길 스프린터로 태어난 거다. 마라톤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우사인 볼트는 마라톤을 하지 못한다고 가치가 떨어질까? 절대 아니다. 나를 인정하자. 무한게임에 뛰어들 수 없는 사람. 인피니트게임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다. 그에 반해 어제 발견한 “위닝”은 나와 공명하는 책이다. 도파민이 폭발한다. 얼른 다시 일어나 싸우고 싶다. 오늘의 나는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길.


인생이란 무자비한 레이스에서는 당신을 보호해 주는 규칙이란 없다. 승리는 전쟁이다. 당신 마음속은 전쟁터로 변한다. 이 전쟁에 휴식이란 없다. 전쟁은 결코 멈추지 않고 당신에게 평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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