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질서에 대한 도전

by 이백지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해 명절 즈음으로 해두자.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던 나는 백신 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아버지 역시 나와 동일한 입장이었다. 큰 누나는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누나의 스탠스가 바뀐 건 12월 즈음이다. 나 역시 외국에서 백신 미접종자에게 대중교통 이용 금지 등의 불이익을 가할 거라는 움직임이 보여 1차와 2차 접종을 맞은 뒤였다. 3차 접종까지 진행되자 사람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이스라엘은 4차까지 진행 중인 상태였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여러 부작용 사례도 보고되었다. 사람들 머릿속에 점차 믿음은 불신으로 불신은 의심으로 번지고 있었다.


누나 역시 백신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이 무렵 즈음부터 의심이 들었다고 한다. 점차 학생들에게까지 백신 접종을 강요하려 하자 이에 대한 정부 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나 역시 백신 패스는 좀 무리수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누나처럼 강경한 입장은 아니었다. 지난해 말 만났던 제약회사에 다니는 친구도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라 했다. 적어도 개인의 판단에 의해 백신 접종 결정권을 주어야 하는 게 맞아 보였다.


회사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를 매일 같이 조사했다. 팀원 중에 나 포함 두 명이 백신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 망설이고 있었는데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그 미묘한 잠재 바이러스 보균자 신세는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공동체의 배척처럼 여겨졌다. 학생들 사이에서 다수 의견의 중압감과 정부나 선생님의 권유가 이어진다면 자신의 신념과 주장을 지킬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광우병 국면처럼 괜한 걱정으로 지나갈 폭풍 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두 번의 백신 접종 후에 누나는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20년 검사에서는 아무런 증상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21년 검사에서 호르몬의 변화로 암이 발견된 것이다. 의사로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가능성도 의심된다고 전해 들었다. 물론 인과성 여부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누나가 그토록 정부 정책에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내세운 이유가 본인이 백신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누나가 지닌 패를 알지 못했다. 감정적으로 너무 치우쳐 있는 듯했고 내세우는 주장 역시 극단적이며 과격해 보였다. 소수의 극단에 몰린 이들이었던 걸 몰랐던 탓이다.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절제를 해서 가뜩이나 없는 가슴을 제거해야 한다는 웃음 섞인 말에는 자신처럼 소수 의견이 사회가 이루려는 목표에 저해되는 의견이라면 제거나 묵살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섞여있었다.


아내에게 그동안 누나가 3차 접종은 최대한 늦게 맞거나 맞지 말라고 말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에 누나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며, 코로나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말이다. 추후에 우리도 건강이 호전되면 건강검진 꼭 받아보라는 말을 전달해 주었다. 아내는 자기 가슴이 단단해져 있는지 여부를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방으로 들어가 심각한 표정으로 내일 마실 술안주로 회가 좋을지 족발, 보쌈이 좋을지를 고민한다. 의문의 2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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