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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an 24. 2023

 '홀로서기의 꿈'을 이룬 사람들

영화 <천문>


내가 좋아하는 한석규 배우가 나오는 영화 <천문>을 보러 간다. 개봉할 때부터 가고 싶었는데 기다렸다 간다. 기다리는 동안 신문에 난 기사만 몇 개를 읽었는지 모른다. 관심이 있는 만큼 눈에 들어와서다. 영화는 기대한 만큼 재밌고 수준이 있다. 무엇보다 깊이가 있다.


영화 <천문>은 노비 출신 장영실과 성왕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장영실의 재주를 발견한 세종은 자격루, 간의 등을 만들게 하고, 자신은 한글은 연구해서 만든다. 시간과 하늘과 생각을 담아낼 기발한 것들을 독자적으로 만들어낸다.


시대는 명나라와 조선이 사대부의 관계를 유지하던 때이다. 약한 나라는 강한 나라의 지배와 영향을 받으면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동안 쭈욱 그래왔다. 지금도 역시나. 정보가 시대의 패권을 주도하는 이때에 천문과 글자가 패권을 주도하던 시대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조선의 왕 세종도 노비 출신 장영실도 '홀로서기의 꿈'을 꾸고 마침내 이루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직 대통령의 각오가 떠오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고맙다'는 말이 되뇌어진다. 역사 속에서 자신을 드려 세상의 발전을 이룬 인물들이 있어서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홀로서기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알아보는 것 같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말이다.


북두칠성 중 가장 빛나는 별 북극성, 그는 주군 세종이고, 그 옆에 조그마한 별, 그는 장영실이다.


세종과 장영실은 돌계단에 누워서 별을 본다. 자신이 만든 임금님의 가마 안여가 부서져 감옥에 갇힌 장영실과 동료들은 감옥바닥에 누워서 부서진 천정 사이로 별을 본다.


그 어떤 형편과 상황 아래서도 자주 별을 볼 수 있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리라. 별을 보며 '홀로서기의 꿈'을 꾸고 있다면, 마침내 그 꿈을 이룰 날도 오리라. 꿈꾸는 자에게는 적도 많지만 우정을 나누는 동역자도 반드시 곁에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영화 <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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