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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an 27. 2023

그 애들을 구해야 해요!

영화 《청년경찰》

요즘 개봉영화가 거의 범죄를 다룬 영화들이라서 관심이 안 갔는데, 「청년경찰」을 고르고 보니 역시나 범죄와 관련된 영화이긴 하다. 그렇지만 조금은 다른 영화이다.


경찰대학생 두 명, 기준과 희열이 크리스마스에 함께 할 여자친구를 구하러 클럽에 가는데, 거기서 실패하고 나와 거리에서 여성납치사건을 목격한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의협심이 발동해서는 범인을 추척해나가는데, 아직은 미숙한 경찰대학생이라서 엎치락뒤치락당하고 붙잡혀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가까스로 탈출하여 다시 몸을 단련하고 전술도 익혀 재출동, 결국은 불임부부들을 위해, 가출한 소녀들의 난자를 팔아넘기는 일당과 수술을 해서 함께 이득을 챙기는 H산부인과를 덮쳐 범죄를 소탕해 낸다.


그러나 아직 기준과 희열은 경찰이 아닌 경찰대학 2학년 생, 경찰대학 간부들의 회의를 거쳐 이 둘은 학칙에 따라 퇴학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1년 유급에 150시간 노역이라는 벌을 받고 간신히 퇴학은 면한다.


끝부분에 구해준 소녀가 찾아와 '고맙다'라고 말하자 서로 얼싸안고 다독다독, 그리고 경찰대학 구경을 시켜준다. 집안의 불우함 때문에 가출할 수밖에 없었던 소녀들, 그 꽃다운 나이에 범죄에 이용당하는 이 시대의 사각지대. 그러나 아직 풋풋한 의협심과 뜨거운 혈기와 열정과 진심이 살아있는 청년, 경찰대학생 두 명, 기준과 희열, 이들의 당찬 행동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 애들은 우리가 구해야 해요. 우리보다 어리잖아요."


자신의 목숨도 안위도 염두에 두지 않고 오직 옳고 그름을 따져보며 타인의 생명을 구하려고 덤벼드는 그 무모함이 아름답다. 이 시대가 그것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으므로 더욱 귀하게 여겨지는 지도 모른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이 시대의 공권력에 희망을 걸어도 좋을 그런 날을 꿈꿔보며.

영화 《청년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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