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가보고 싶은 나라 러시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 우수리스크 여행(1)

by 서순오

꼭 가보고 싶은 나라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하염없이 가고 싶은 나라! 그곳을 잠시 후면 여행하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읽으셨던 책(실로 묶어 만든 한지로 된 책 3권)을 벽장에서 발견한 적이 있는데, 그 책이 바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가는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두 연인은 기차를 타고 가다가 간이역에 내려서 찐한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다시 열차를 타고 간다. 마음이 동하면 또 간이역에 내려서 사랑을 한다. 그렇게 계속 열차를 타고 가면서 사랑을 하는 이야기이다. 목도 구체적인 내용도 잘 생각나지 않는데, 그 스토리만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나는 꼭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고 싶다.

또 있다. 다시 보고 싶은 명화 <닥터 지바고>의 배경이 된, 그 설국의 나라를 꼭 가보고 싶다. 결혼을 한 닥터 지바고는 전쟁 때문에 병사들을 돌보러 전장으로 가지만 그곳에서 함께 일하는 간호사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지바고는 집에 두고 온 아내와 간호사 여인, 두 여인을 똑같이 사랑한다. 나는 그것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신비스러웠다. 닥터 지바고가 사랑하는 두 여인은 질투도 하지 않는다. 지바고는 기차를 타고 가고 온다. 기차에 오르고 내리는 지바고의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쉽게도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기는 행 일정에 없다.


여행은 낯설어서 좋다.

여행은 새로워서 좋다.


책은 딱 한 권 도서관에서 빌린 <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욱 옮김)을 가지고 간다.


"여행이란 장소를 바꾸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 주는 것이다"(아나톨 프랑스)


요즘 <지금 여기 한컷>을 쓰면서 명언 수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비행기 좌석표에 붙은 여행 명언이 눈에 들어온다.


비행기는 12시 25분에 인천공항 출발, 2시간 40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한다.


날씨가 얼마나 맑은지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보는 것이 꼭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마치 내 자신이 드론의 카메라 눈이라도 되는 듯 땅 구석구석이 강이며 산이며 다 훤히 보인다.


한참을 날다 보니 뭉클뭉클 맑은 뭉게구름이 펼쳐지는 것도 보인다. 환상이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해서 인증숏 한컷 찍고, 저녁 먹으러 이동한다. 첫날이라고 한식을 준단다. 한성식당인데, 김치, 깍두기, 미역무침, 콩나물 무침도 나오고, 대구탕과 탕수육도 나온다.


숙소는 어느 교회 수련원이라는 데, 너무 이쁘다. 바로 옆에 바다가 보인다. 저녁해가 막 지려고 하는데, 잠시 감상하다가, 연해주 지역에 대한 특강을 듣는다. 3박 4일 여행을 제대로 잘하려면 공부를 해두어야 좋으니까.


이튿날 아침!

일찍 깨어 바닷가 산책을 한다. 아침 식사는 함께 온 여성들과 함께 분위기 있는 창가에서 정답게 먹는다.


오늘 여행의 첫 장소는 고려인들의 애환이 담긴 신한촌 기념비에 들러 설명을 듣는 것이다. 고려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중앙아시아로 쫓겨갔다가 모두 다 숨을 거두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다음으로는 블라디보스토크 부동항과 현수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올라 키릴 동상도 보고 키릴 문자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해상공원으로 가는 길에 고풍스러운 유럽식 집들과 분수, 장식들을 만난다. 해변길을 걸으며 물속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자갈들과 눈 맞추고, 찰랑거리는 물결소리에 귀를 적시며 감회에 젖는다.


길거리 화가의 그림 그리는 모습이 멋스럽다! 스케치를 하고 붓을 터치하는 손동작 하나하나를 따라가 본다.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에서도 길거리 화가들을 본 적이 있다. 그곳은 완전 화가들의 거리이다. 많은 화가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그림을 그린다. 주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이곳은 단 한 사람이 고고하게 해상공원 풍경을 그리고 있다.


점심은 새로 생긴 지 얼마 안 된다는 <카페 바>에서 샐러드, 빵, 만두로 맛있게 푸짐하게 먹는다. <카페 바>의 멋진 장식 앞에서 사진도 찍는다.


오후에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시작되는 브라디보ㅅ톡 중앙역과 레닌 동상을 본다. 가는 길에 바다에서 건져낸 잠수함도 다.


5월 9일이 러시아에서는 전승기념일이라 가장 큰 날이라고 한다. 러시아가 독일과의 전쟁에서 이겨 나라를 지켜낸 날이기 때문이란다.


루터교회에 들러 뜰 곳곳에 이쁜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극동연방대학으로 이동해 캠퍼스를 유유자적 걸어본다. 블라디보스토크 부동항과 현수교가 보이는 아름다운 대학이다.


재래시장에 들러 함께 온 분들이 잣, 땅콩, 꿀 등 이곳 현지에서 살 수 있는 좋은 물품을 산다.


저녁식사를 하고 또 잠시 쇼핑도 한다. 나는 가볍고 부피가 작은, 접으면 가방 속에 쏘옥 들어가는, 여행용 배낭 한 개를 산다. 시장가방으로 써도 좋을 듯하다.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공항으로!
연해주 신한촌 기념비
블라디보스토크 상점과 식당이 있는 건물
블라디보스토크 숙소의 일몰
숙소 에서 아침산책을 하고
키릴 동상이 있는 독수리공원
블라디보스토크 부동항과 현수교
루터교회
아르바트 거리와 해양공원
아르바트 거리의 화가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출발하는 러시아 중앙역을 배경으로
저 뒤에 방탄유리로 된 아파트에는 러시아 간부들이 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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