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살고 있는 딸아이와 둘이서 오붓하게 홍콩 여행을 했다. 중국어를 할 수 있는 딸 덕분에 자유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았다.
홍콩에서 꼭 보아야 할 곳이라며 <스카이테라스 428> 야경과, 등산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일정에 넣은 <드래곤스 백>을 오르며 멋진 산과 바다 풍경과 그 위를 유유히 날으는 행글라이더들을 볼 수 있었다. 또 '죽기 전에 꼭 먹어보아야 한다'는 <커피 아카데믹스>의 커피 '마누카(꿀을 넣은 커피)'를 주문해서 마셔 보기도 했다.
등산이나 여행을 하면서 장엄한 풍경들 앞에 서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작음과 인간의 약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만약 우주선이라도 타고 우주공간을 오를 수 있다면 그 광활함에 더욱 우리의 작고 연약함을 깨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자연 앞에서, 우주 앞에서, 숭고함(크고 높아서 존경하는 마음)과 경외감(존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여행의 기술>을 쓴 알랭 드 보통은 이 숭고함과 인간의 약함은 유쾌할 수도 있고 심지어 도취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위대한 풍경 앞에서 인간의 약함을 깨닫는 것, 그것은 자연을 만드신 분에 대한 경외심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한없이 작고 보잘것없는 인간을 당신의 형상으로 지으신 분에 대한 감사로 이어진다. 온 우주 만물을 이 작은 존재인 인간에게 누리도록 주시고, 또 다스리고 관리하도록 맡기셨으니까.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건축물과 예술품 앞에서, 밤이 있어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야경 앞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해안선과 마을의 조화 속에서, 감탄에 감탄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이럴 때는 '약할 때 강함 되시네 나의 보배가 되신 주 주 나의 모든 것'이라는 찬송 구절이 떠오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