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근 3년 만에 울 딸이 한국에 들어와서 로망스 투어로 군산 가족여행을 간다. 1930년대 역사 속의 거리와 자취를 돌아보며 오래된 옛것들을 볼 수 있는 여행이다. 울 남편도 아들도 딸도 나도 모두 좋아하는 여행지를 아주 잘 골랐다.
군산지자체에서 여행자 보험도 들어주고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입장료도 내준단다. 거기다가 온누리문화상품권도 1인당 1만 원짜리를 1장씩 준단다. 군산공설시장에서 사용하면 되겠다. 여행비 낸 것의 반 이상은 도로 돌려받는 거라서 정말 저렴하다.
로망스 투어는 처음으로 이용해 보는데 자주 애용해야겠다. 마땅한 산행지가 없을 때, 아니면 조금 더 나이 들면 산행 대신 여행하면 좋을 것 같다.
군산 여행은 경암동철길~군산공설시장(백반 자유중식)~근대역사거리~근대역사박물관~초원사진관~이성당~무녀도를 돌아볼 예정이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라 기대가 된다.
경암동 철길마을을 걸으면서 달고나를 만들어본다. 울 딸이 만들어보고 싶어 해서다. 넷이서 둥그렇게 앉아서 울 딸이 달고나 젓는 것을 본다. 동영상과 사진을 찍는데, 서툴게도 울 딸 모습을 예쁘게 담질 못해 아쉽다.
경암동 철길마을에는여기저기 오래된 추억의 가게들이 많다. 교복 가게, 캔들 가게, 구리 동전과 마패 가게, 옛날 사진관 등 엣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상점들이다.
경암동 철길마을을 걸은 후에 군산 옛길 스토리 텔러의 설명을 듣는다. 군산 특산품으로는 박대,군산 짬뽕, 보리면, 수제보리맥주 등도 유명하단다
곧 <엄마손 식당>에서 백반으로 점심을 먹는다. 울 딸은 <유가네> 한식집을 가고 싶어 했는데, 단체손님 예약이 있다고 안 받는다고 해서 그다음 순번인 <엄마손 식당>으로 간 것이다. 그렇지만 굴비와 보쌈도 나오고, 아구 매운탕이 얼큰하니 시원하다. 계란말이, 밴댕이 젓갈, 미역초무침 등 다른 반찬들도 다 맛있다. 무엇보다 백반이 1인분에 1만 원인데, 군산지자체에서 준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군산공설시장을 둘러본다. 1층에는 건어물, 수산물, 2층에는 의류, 침구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다. 동화 같은 시장책방이 있어서 앉아서 책을 펼쳐본다. 청년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카페도 있다. 4층에 옥상정원에도 올라가 보았는데 군산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옛 군산역과 철도가 멋스럽게 만들어져 있다.
가이드님이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나오는 것이지 다리가 떨릴 때 나오는 게 아니다."
그래서 여행 올 수 있는 게 감사한 거란다.
맞는다. 온 가족이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거 그 자체가 감사하다.
나는 아직도 새로운 것을 보면 가슴이 떨리고 온 가족이 함께 하면 행복하다. 돈과 시간과 건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여행이고, 가족여행은 여기에다 화목도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이래저래 감사하면서 여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