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옥 고등어묵은지찜>은 예약석이라 창가 쪽 바다가 보이는 자리를 준다. 앉아서 기다리니 곧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운 고등어묵은지찜이 나온다. 2인분에 36,000원이라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가게 이름에 개인 이름이 붙은 걸 보니 '이춘옥'이란 분이 개발한 사람인가 보다.
울 딸이랑 둘이서 여유 있게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저녁식사를 한다. 고등어와 밥을 넣고 상추쌈을 해서 먹으니 별미다. 배가 너무 불러서 아까운 음식을 남길 수밖에 없다. 후식으로는 커피를 마시러 가자는데 나는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 와서 안 마신다고 했다.
울 딸이 근처에 찹쌀 꽈배기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걸어서 간다. 도보 약 3분 거리에 있는 <스마일명품찹쌀꽈배기> 집이다. 여전히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가는데 바람이 조금 세졌다. 우산이 막 날아가려고 한다.
가게에 들어서니 도넛이 다 팔리고 몇 개 안 남아서 아쉬워하니 뭐든 말만 하란다. 즉석 만들어서 튀겨줄 수 있단다. 그래서 6천 원짜리 도넛 세트 1개를 산다. 아저씨는 손놀림이 엄청 빠르다. 금세 반죽을 잘라 찹쌀 도넛을 만들어서 기름에 튀겨낸다.
이미 저녁을 먹은 뒤라 맛만 본다고 고구마도넛 1개를 반 잘라 달래서 먹어본다. 고구마 꿀물이 부드러우면서 도넛이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게 진짜 맛있다. 막 튀겨낸 찹쌀 꽈배기도 1개를 달래서 먹어보니 그건 더 맛이 있다. 고소하니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맛있다, 맛있어!"
울 딸도 고개를 끄덕 끄덕한다.
집에 가져갈 거 도넛 세트 1개를 더 주문한다. 도넛 세트에는 찹쌀꽈배기 4개, 치즈, 고구마, 단팥 도넛 해서 모두 7개가 들어있는데 6천 원이다. 나는 인절미 도넛까지 넣어서 총 8개를 샀더니 7,500원이다. 도넛을 담은 봉투에 '맛 그리고 마음을 담아서'라고 쓰여 있다.
카카오택시를 잡아서 제주 위드호텔로 온다. 트윈 침대 1개, 싱글 침대 1개에다 화장실, 세면실, 샤워실, 화장대, 옷장이 모두 따로 되어 있어서 엄청 편리한 호텔이다. 울 딸이 예약했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깨끗하고 좋은데 조망은 별로라고 하는데, 우리가 이틀 동안 묵는 방은 13층이고, 조망이 꽤 좋은 편이다. 드림 타워 "HAPPY 2023"이 보이는 곳이다. 밤에는 무지개 불빛이 화려하다. 이보다 더 좋은 조망이 어디 있으랴!
울 딸은 제주 와서 지인분 댁에서 며칠 묵었는데, 그 집 사모님이 직접 떠서 선물했다는 손뜨개 가방 자랑을 한다. 2개나 떠서 주셨는데 딱 울 딸 스타일이다. 울 딸 하는 말이 '그분도 엄마'란다. 언제나 만나면 따뜻한 밥을 해주신다고, 진짜 엄마인 나보다 더 잘해주신다고. 너무나 고마우신 분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늘 울 딸, 울 아들 보고 '복덩이'라고 부르는데, 인복이 정말 많은 편이다.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는 울 딸, 울 아들이 대견스럽다.
호털에서 간단하게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오전 8시부터 움직이는 트립이즈마인 버스투어 당일여행 동부투어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는 하지만 안전하고 잼난 여행이 되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