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벽에 일찍 깨는 새벽형 인간이라서 여행 중에도 새벽 3시 30분에 잠이 깬다. 울 딸이 하도 곤하게 자서 조용히 볼일을 보고 침대에서 뒹굴거린다. 그러다가 새벽 4시 30분에 화장대 쪽 불을 켜고(거기만 불이 켜진다), 커피 한잔을 타서 어제 사온 찹쌀 꽈배기와 천혜향과 함께 먹는다. 책을 펼쳐서 조금 읽다가 여행기를 써서 브런치에 올리고 또 침대로 올라가 뒹굴거린다. 6시 30분이 되자 씻고 준비를 한다.
버스는 8시 15분에 타면 된다. 탑승지가 도보 18분 거리라기에 걸어서 간다. 신청자가 15명이어서 자리를 두 자리씩 차지하고 앉는다.
트립이즈마인 버스로 동부투어를 하니까 안내하시는 기사님이 제주도 설명도 해주시고 참 좋다. 제주도는 뼈아픈 상처가 많은 곳이란다. 옛날부터 유배지였고, 제주 4.3 사태와 일본강점기에 군수물자를 수송하던 섬이란다. 유배를 당해 사립문 귤나무까지만 갈 수 있었던 추사 김정희 님의 세한도는 현재 가치가 1,000억을 호가한단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인 셈이다. 지금 현재의 제주공항 주차장 부근이 4.3 사태 때 수많은 생명들이 묻힌 곳인데 시체를 다 수습하지 못하고 그 위를 덮어버렸단다. 그래서 야간 운행하시는 기사님들은 가끔 귀신을 보기도 한단다, 믿거나 말거나! 일제강점기에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제주항과 제주공항이 현대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 하나 제주의 인물 거상 김만덕 여인은 제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란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12 살에 고아가 되었단다. 집안이 가난해 은퇴 기생의 몸종과 수양딸이 되어 살아가야 했단다. 그러나 만덕의 수완은 너무도 좋아 객주를 차렸는데 돈을 아주 많이 벌어 거상이 되었단다. 제주가 한 때 태풍으로 인해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았는데 가뭄까지 들어 많은 사랑들이 죽어갈 때 전 재산을 털어 쌀 500석을 사서 제주민에게 무료로 나누어주었단다.실로 통근 여인이 아닐 수 없다.
그 사실을 전해 들은 정조대왕은 김만덕을 불러 소원이 무어냐고 물으니 궁궐구경과 금강산 유람이라고 해서 그 소원을 들어주었단다. 신분도 명예관직인 의녀반수로 높여주었단다.
김만덕은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양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딱 쓸 만큼만 주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단다. 진정한 부자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 외에도 제주 지역 가는 곳마다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여 여행을 하니 제주에 관한 지식이 쌓이고, 나아가서 제주가 알고 싶어서 책을 더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런 여행 참 유익하고 귀하다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