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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사랑이 있는 마을, 휴애리

엄마와 딸 둘이서 제주여행(5)

by 서순오

휴애리는 '휴식과 사랑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꽃 정원이다. 계절마다 테마를 달리해서 예쁜 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휴애리에는 다양한 꽃밭이 가꾸어져 있다. 유채꽃밭, 동백꽃밭, 수국밭이 다 이쁘다. 포토존도 군데군데 있다. 귤밭, 흑돼지, 염소, 말 우리도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빠알간 동백꽃을 볼 수 있고,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노오란 유채꽃을 볼 수 있다. 비닐하우스가 있는데, 아마도 그곳에서 꽃을 키워 심는지도 모르겠다. 추운 겨울에 유채꽃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가장 이른 봄에 피는 꽃 매화도 길가 나무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홍매화가 많고 하얀 매화도 꽃을 피웠다. 아직 조금 이른 시기라 만개하려면 3월 초는 되어야 할 듯하다.


유채꽃밭에서는 한라산이 보인다. 구름이 백록담 부분을 가려서 시원스레 조망은 안 되지만 폴폴 날리는 운무가 멋스럽다. 운무가 옆으로 움직이면서 한라산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은 비 온 뒤라 짓푸르게 파랗다. 멀리서 보는 한라산의 진풍경이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비가 온다구? 신기하게도 내가 산행하는 날이나 여행하는 날은 날씨가 최고로 좋다. 일기예보랑도 전혀 맞지가 않는다. 내가 하늘과 가까워서라고, 전화를 했다고 한 뻥 농담을 친다. 후훗! 안내기사님이 '그래서 날씨가 좋은가요?' 하신다.


암튼 오늘 날씨는 비 온 뒤라 미세먼지도 없고 너무나 맑고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날씨만으로도 엄청 행복하고 감사한 여행이다.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휴애리 동백꽃이 가장 예쁘다. 나무에 달린 꽃보다 바닥에 떨어진 동백꽃이 수북이 쌓여있는 게 정말 동화속 그림이다. 제주도 동백은 애기동백이라는데, 동백꽃 포토존은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


바로 옆에 감귤나무도 귤을 달고 있어서 귤도 만져보고 사진도 찍는다.


비닐하우스 정원에 들어가니 유채꽃과 억새가 만발하였다. 예쁜 포토존에서 동백꽃 한 송이를 머리에 꽂고 사진을 찍어본다.


흑돼지우리도 있어서 꿀꿀거리며 한 곳에 모여 있는 흑돼지들을 본다. 아마도 12시가 임박해서 밥 주는 시간대인 모양이다. 흑염소와 염소, 말 우리도 옆에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아하겠다.


다시 얼써 매화가 핀 길을 걸어 나온다. 신기방기하다. 올 들어 처음 보는 매화다. 올봄에는 뜻밖의 좋은 소식이 오려나 보다.

휴식과 사랑이 있는 마을, 휴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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