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테라스 428] 환상의 홍콩 야경

울 딸과 둘이서 홍콩&심천여행(2)

by 서순오

[스카이 테라스 428] 야경을 보러 가려면 다시 지하철을 타고 세 정류장을 이동해서 홍콩역으로 가야 한다. 거리에 간판을 보며 울 딸이 [싸싸]와 [컬라믹스]는 홍콩에서 유명한 화장품이라고 설명해 준다. 요 화장품을 언제 사서 한 번이라도 써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인 만큼 눈에 담고, [타임스퀘어] 지나면서 인증숏 찍고, 미리 사둔 지하철표로 이동한다.


저녁 8시, 홍콩역에 내리니 사람이 많다. 다들 어디로 가는 것인가? 우리처럼 홍콩 야경을 보러 가는 것인가?


그런데 걸어서 [피크 트램]을 타러 가는 길은 사람이 별로 없는데 가보니 사람이 많다. 울 딸이 평소보다는 그렇게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보통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피크 트램]을 탈 수 있다고 한다. 입장권은 1인 1만 원, 약 5분 정도 타는 건데 비싸다 싶다.


오른쪽에 타니 홍콩 시내 빌딩숲 야경이 동화 속인 양 신비롭다. 상해 동방명주나 파리 에펠탑에서 바라다보이는 야경과 센 강 유람선을 타고 보는 야경에는 못 미치지만 여기는 홍콩이니까 나름대로 색다른 맛이다.


[스카이 테라스 428]에서 내려다보이는 홍콩 시내 야경은 그야말로 판타지 속에 들어와 있는 듯 신비롭다. 왜 '428'이란 숫자가 붙었는가 싶은데, 중국말도 모르고 영어도 능통치 못해서 못 물어보고 한참을 야경 속에 마음을 풀어놓는다.( 숙소에 와서 검색해서 찾아보니 스카이 테라스가 해발 428m에 있어서란다.)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는 금빛 잉어처럼 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홍콩 고층 빌딩숲을 구석구석 누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불현듯 마법을 쓰는 환상에 젖는다. 어떤 곳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아니 저마다 다른 그들만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적어 내려갈 수 있을까?


우리가 가진 핸드폰으로 야경을 잘 찍는 것은 아무래도 좀 어렵다. 플래시를 터트리면 멋진 배경이 죽고, 그냥 찍으면 얼굴이 어둡게 나온다. 그래서인지 전문 사진사가 있다. 울 딸도 둘이서 한 장 찍어보자고 한다. 사진 1장에 3만 원, 비싸다 싶지만, '여러 장 찍고 그중 1장을 고르는데, 사진이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도 된다'는 말에 기어이 사진을 찍는다.


1층에서 찍은 사진을 고르는데 울 딸이 마음에 드는 사진은 내가 마음에 안 들고, 내가 마음에 드는 사진은 울 딸이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사니 안 사니' 하다가 딸이랑 엄마랑 살짝 말다툼. 에효! 결국 울 딸이 돈 내고 내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준다.

"엄마집에 갖다 놓을 거니까 엄마 마음에 드는 걸로 해."

"아니야. 정아 맘에 드는 걸로 해."

내가 극구 사양을 해도 A4크기 내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받아 들고 온다. 울 모녀는 티격태격해도 그때 잠시뿐이라 곧 또 팔짱 끼고 더 정답게 돌아온다. 홍콩 2층 버스도 담고, 그림 좋아하니 지하철 전시회도 담는다.


숙소에 와서 보니 전문사진사가 찍은 사진이라 그런지 둘 다 이쁘게 잘 나왔다. 엄마인 나도 울 딸도 만족! 오늘도 감사한 하루다!

저녁 야경 보러 기는 길(좌 : 싸싸와 컬러믹스는 홍콩에서 유명한 화장품 / 중 : 타임스퀘어 / 우 : 멋진 건물 야경)
좌 : <피크 트램> 타려는 사람들 / 우 : 세 번째 기다리니 <피크 트램>이 우리를 태우러 온다.
홍콩 야경을 배경으로
대중교통 타고 돌아오는 길에 홍콩 2층 버스와 지하철 전시회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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