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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ul 02. 2023

5. 강민 오빠

배려의 오빠인 빛나고 학생회장 강민은 빛나중에 이어 빛나고에서도 학생회장이 되었다. 강민은 성격이 활달하고 적극적이며 공부도 잘했다. 강민은 순진을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다. 순진 아빠 진의현이 빛나중 교장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순진은 꽤나 유명했다. 더군다나 순진은 생김새는 다소 가녀리게 생겼지만 공부도 잘하고 제법 다부졌다. 순진 엄마처럼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당하면 잘 도와서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었다. 그렇지만 강민은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했고, 순진은 그냥 교실에서 조용히 있는 걸 좋아했다. 물론 아빠가 살아있을 때는 순진도 밝고 활동적인 아이였다. 그동안 아빠와 꾸준히 등산을 함께 했기 때문에 순진은 조금 마른 체형이긴 했지만, 팔다리에 근육도 꽤 단단해서 강단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아빠가 돌아가신 후 순진은 전혀 다른 아이가 되었다. 아빠의 사고는 뉴스에도 신문에도 났기 때문에 빛나중을 졸업하고 바로 빛나고로 진학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 강민도 그중에 하나였다. 강민은 순진이 아빠를 잃고 풀이 줄어 있는 것을 볼 때, 순진을 보호해주고 싶었고, 그만큼 좋아하는 마음도 점점 커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순진이, 정말 괜찮은 거야?”


강민은 자꾸 배려에게 순진이 얘기를 물어보았다. 강민은 배려와 같이 있는 순진이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으면 등을 툭 치거나 어깨를 살짝 건드리면서 말을 붙이며 관심을 표현했다.


순진도 강민 오빠가 싫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척 시치미를 뗐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강민을 보면 괜히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교장선생님 앞에 선 것보다는 강민 앞에서가 더 나았다.


"배려야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왜?"

", 우리 아빠가 뿌려진 그 산에 가보고 싶어."

"그래? 시간은 괜찮아."

순진과 배려가 하굣길에 주고받는 이야기를 뒤에서 따라오던 강민 듣고 두 사람의 어깨에 양손을 걸치며 끼어들었다.

"여자들끼리 등산 간다고?"

순진과 배려는 강민의 체중에 몸이 휘청거렸다.

"아냐. 등산이 아니고 그냥 근처에만 가 볼 거야."

셋은 발걸음을 멈추고 강민의 손을 떼어냈다.

"어, 그래? 그래도 여자들끼리는 좀 그래. 내가 보호자로 따라가 줄게."

"그러든가."

배려의 대답에 순진은 괜스레 얼굴이 붉어졌다.

"도시락은 내가 준비해 갈게."

순진은 일부러 괜찮은 척하며 말했다.

"아냐. 내가 김밥 잘 만드니까 간단하게 너꺼까지 싸갈게. 넌 과일하고 음료수 준비해 와."

배려가 정색을 하고 순진에게 눈짓을 다.

"난 많이 먹으니까 김밥 넉넉하게 싸자. 나도 도울게"

"알았어."

배려는 강민 오빠 말에 대꾸를 하며 갈림길을 바라보았다.

"이제 헤어져야 겠네."

순진과 배려와 강민은 갈림길에서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다.

"잘 가. 내일 만나"

"응."


배려는 요즘 순진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기에 강민 오빠가 함께 가게 되어 안심이 되었다.

"오빠, 고마워."

"고맙긴. 근데 순진이 괜찮을까?"

강민은 오른손을 머리에 얹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글쎄. 그래도 오빠가 있으니까 괜찮아."

배려와 강민은 뒤를 돌아보며 순진이 잘 가고 있는지 살다. 순진도 마침 그때 뒤를 돌아보았다. 멀리서 서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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